김동성 본지 대표이사

▲ 김동성 본지 대표이사

'징비록(懲毖錄)'은 임진왜란이 끝나고 당시 전시(戰時) 총사령관이며 영의정이었던 서애 유성룡이 임란 7년간을 집필한 기록서다. 징비(懲:혼날 징·毖:삼갈 비)라는 단어가 말해주듯 이 기록은 '지난 일을 경계로 삼아 뒷근심을 없앤다'는 징비후환(懲毖後患)에서 지어진 것이다. 이 역사서는 일본에 대한 규탄도 담겨 있지만 임진년 대참사가 일어나기 직전과 당시의 조선 내부문제를 냉철하게 분석함으로써 나온 반성이 담겨 있다.

오욕의 역사를 집필함으로써 '징비후환(懲毖後患)'을 하자는 후세에 주는 교훈서인 것이다. 왜적의 만행을 기록하며 일본의 욕망을 후대에 전달하고자 했으며, 국란(國亂) 극복이 결국은 앞선 통치자와 지휘관, 백성에서 나온다는 기록을 남김으로써 미래의 위기를 대비하는 지혜를 주고자 했다.

'역사'는 과거의 정치이고 '정치'는 현재의 역사라고 했던가. 당시 동서붕당으로 인한 조선의 갈등과 당리당략(黨利黨略)의 정당 패권주의에 빠져있는 지금의 대한민국과 현실이 비슷하며, 백성을 버리고 몽진하는 임금 선조 앞에 파천을 둘러싼 정치적 대립과 국민을 배반한 대통령을 향한 촛불과 태극기의 정치적 대립이 닮아 있다.

정치가 곤두박질을 치니 경제도 함께 요동을 친다. 거제 또한 조선경기 불항의 여파로 지역경기 침체와 인구가 감소하고 실업자는 속출한다. 북한이 보란 듯이 미사일을 발사하고, 중국의 경제적 사드보복은 노골적이다. 이런 국제 정세 속 우리경제는 지금 살얼음판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정치인들은 지금 '대통령 되기와 대통령 만들기'에만 너무 정신이 팔려 있다. 작금의 대한민국의 아픔이 무엇인지를 반성하고 성찰하지 않는다. '내가 하면 된다. 내가 대통령이 되면 모든 것이 바뀐다' 는 식의 호소에는 국민의 눈물이 보이지 않는다.

미국의 대통령 트럼프와 중국의 주석 시진핑이 만났다. 착각하지 마라. 그들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G-2 정상회담을 하는 것이다.

2017년 1월20일 제45대 미국 대통령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힘을 통한 평화' 와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Americanism)를 표명하고 나섰다. 기존 글로벌리즘과 세계화를 버리고 미국의 국익을 최우선 순위으로 두겠다는 것으로, 힘을 통한 평화는 남중국해분쟁 등 세계 모든 지역에서 미국의 압도적 군사력을 통해 세계 질서를 유지하겠다는 외교 전략인 셈이다.

중국 또한 중국몽(中國夢) 즉 '중국의 꿈'이라는 세계화 전략을 내놓고 있다. 중국의 꿈이라는 중국몽은 중화제국의 부활을 목표로 하는 꿈이다. 2021년 중국공산당창당 100주년에는 GDP 1만불 시대를 달성하고 신 중국건설을 표방한지 100주년이 되는 2049년에는 중화민국의 중흥달성 GDP 5만불 시대를 목표로 한다.

중국몽을 실현하기 위해 경제전략으로 육상실크로드와 해상실크로드를 잇는 중국의 글로벌 세계 경제전략인 '일대일로'의 경제 정책을 구사하며, 강군몽(强軍夢)은 남중국해 지배를 통해 세계적 군사강국 부상으로 21세기 새로운 중국의 꿈을 위한 군사전략이다.

중국의 꿈 중국몽(中國夢)은 강국(强國)의 꿈과 강군(强軍)의 꿈을 표명한 것이다. 결국 한반도 중심의 G-2는 트럼프 정부의 '아시아 흔들기' 및 '힘을 통한 평화'와 중국의 강군몽으로 대답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금 대통령이 없다. 그러나 대통령을 하고자하는 사람은 많다. 자국의 이익을 위한 타협점을 찾는 G-2의 정상회담에서 우리나라의 경제와 안보 이익,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 언제까지 우리나라는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희생만 강요당해야만 하는 것인지 대통령 되기와 대통령 만들기에 바쁜 분들께 묻고 싶다. 언제나 당신들의 머릿속에 그려지고 있는 경제 전략과 안보전략을 국민에게 구체적으로 제시할 것인지. 그것으로 국민은 안정을 찾을 수 있는 것인지.

서애 류성룡이 임진왜란을 끝내고 쓴 징비후환의 교훈서 징비록이 결국 후세에게 남기고 싶었던 교훈이 무엇이었는지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느라 바쁜 대한민국은 나라가 망한 뒤에 충신을 기린다고 야단을 한다. 힘 있는 나라가 돼 다른 나라에 힘을 과시하지 않아도 좋다. 힘이 없어 눈치보고 외세에 굴욕하는 것만 면해도 자식 보기 부끄럽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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