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두철 칼럼위원

▲ 강두철 거제아동병원 원장

1997년 12월, 현재까지 인기 있는 일본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 38화에서 12Hz의 붉은빛과 푸른빛이 약 6초 정도 점멸하는 부분이 있었다.

일본 전역에서 약 750명의 어린이들이 발작을 일으켜 병원으로 후송돼 전 세계적으로 큰 이슈가 됐다. 이후 이것을 닌텐도 증후군 또는 포켓몬스터 발작이라 불리게 됐다.

이처럼 빛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발작을 일으키는 것을 광과민발작(Photoparoxysmal response)이라고 한다.

광과민발작은 크게 두 군으로 나뉜다. 첫 번째는 순수하게 빛에만 반응하는 광과민 또는 반사성 발작군(pure photosensitive epilepsy 또는 reflex epilepsy)이며, 두 번째는 뇌전증이 있으면서 광과민이 있는 군(epilepsy with reflex epilepsy)이다.

▲ 문제가된 포켓몬스터의 빨간색 점멸장면

광과민발작은 1세부터 16세 소아환자 중 7.6%가 나타나며 여자가 더 많은 반응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유전적 성향이 있어 부모가 광과민 성향을 가지고 있으면 자녀에게 나타날 수 있는 경향은 33% 정도로 증가한다.

계절적으로는 여름에 더 많이 보이는 경향이 있어 일조량과도 관계가 있다고 하나 관계가 없다는 보고도 있다. 물빛에 반짝이는 빛이나 여름 가로수 길에 무성한 잎사귀 사이로 햇빛이 보였다 안보였다 하는 자극에도 발작을 일으켰다는 보고가 있어 아주 드문 상황은 아니다.

이러한 광과민 발작은 주로 10~20Hz(주파수, 1초에 10~20회 깜빡인다는 뜻)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빨간색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즉 이러한 주파수의 붉은빛이 섞인 빛이 주기적으로 깜빡이면 뇌에 아래와 같은 폭발적이고 전반적인 뇌파의 변화를 초래하여 환각이나 전신경련을 일으키게 된다.

▲ 광과민발작에 의한 뇌파의 변화

일본에서 이런 포켓몬발작을 일으킨 아이들을 두 그룹으로 분류하여 5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전에 뇌전증(epilepsy)가 있었던 아이들은 없었던 아이들에 비해 재발의 빈도가 높았고 재발되어 나타나는 기간도 더 길었다. 즉 이전에 뇌전증이 있던 그룹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좋지 않았다.

치료의 측면을 보면 위 분류에 따라 다르지만 유발할 수 있는 시각적 자극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텔레비전의 경우도 가급적 멀리서 보는 것이 중요하며 특히 광과민이 있는 아이는 2m는 떨어져야 한다. 또한 1시간 TV를 시청하면 반드시 10분 이상은 쉬어야 된다.

요즘 '포켓몬고'라는 스마트폰용 게임 또한 전세계에 발표돼 선풍적인 반향을 일으키며 초기보다 열기는 식었으나 여전히 진행 중인 게임으로 앞으로 어떠한 영향이 있을지를 꾸준히 추적 관찰해 봐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광과민과는 다른 얘기지만 일본정부에서 포켓몬고 게임을 하면서 지켜야 할 9가지를 발표했다. 그중에는 개인정보를 노출하지 말고, 길을 걷거나 차도에서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포함돼 있으며 이것은 우리나라에서도 안전을 위해서 똑같이 적용되는 것이니 반드시 우리 아이들에게도 충분히 교육을 해 내보내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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