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를 통일한 진시황제(秦始皇帝)는 천년만년 살아 권력을 누리고 싶어 불로초를 구하려고 야단법석을 떨었지만 끝내 얻지 못하고 죽게 되었다. 진시황이 봉건체제를 군현제로 바꾸었고, 분서갱유를 통해 문자와 사상을 통일하고, 만리장성을 더 튼튼하게 쌓는 등 많은 업적으로 보아 오랫동안 황제의 자리에 있었을 것 같지만 실은 겨우 11년밖에는 권좌를 지키지 못했다.

황제는 죽으면서 변방에 가 있는 큰아들 부소에게 황제의 자리를 잇게 하라는 칙서를 환관 조고(趙高)에게 남긴다. 조고는 똑똑한 부소가 이세황제로 등극하는 것이 싫어 승상 이사(李斯)를 설득하여 황제의 칙서를 조작한다. '황제의 자리는 호해(胡亥)로 하여금 잇게 하고 부소는 자결하라'는 내용이었다. 결국 부소는 자결했고 어리석은 호해가 황제로 등극한다.

조고는 무능한 황제 호해를 고립시키기 위해 그들의 형제를 모두 죽이고, 술과 여자에 빠지게 만든다. 승상 이사를 모함하여 제거한 후 스스로 승상에 오른 조고는 모든 권력을 거머쥐고 섭정한다. 조고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황제가 되고 싶었다. 그러려면 조정의 신하 중에 자기편과 반대편이 누구인가를 알아야 했다.

어느 날 조고는 신하들을 시험하기 위해 사슴(鹿)을 이세 황제인 호해에게 바치면서 "이것은 아주 훌륭한 말(馬)입니다" 하자 호해가 웃으며 "승상, 말이 아니라 사슴이잖소" 하자 조고가 대신들을 둘러보며 이 동물이 사슴인가 말인가 하고 묻는다. 말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살아남았지만, 사슴이라고 말한 사람은 다 죽여 버렸다. '사슴을 가리키며 말이라 한다'는 '지록위마(指鹿爲馬)'의 고사는 여기서 생겨났다.

그 후 조고는 변란을 일으켜 이세황제 호해를 자결시켰는데 호해의 재위기간은 불과 4년이었다. 물론 조고도 삼세황제 자영에 의해 주살되면서 호해도 조고도 다 망했다. 무능한 호해의 정치 4년은 조고의 국정농단으로 망했다면, 파면되어 구속된 박 전대통령의 4년 정치는 최순실의 국정농단으로 함께 망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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