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태정 칼럼위원

▲ 문태정 부산 건민부부한의원 원장

지나치게 굳은 변을 보거나 지나치게 오랜만에 변을 보는 등 장의 배설을 원활하게 하지 못하는 상태를 변비라고 하는데 그렇게 되면 체내에는 노폐물과 독소가 쌓여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아랫배가 항상 더부룩하고 쉽게 피로를 느끼며 머리도 무거워지고 어깨결립·허리통증·정서불안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변비는 대장에 수분이 없거나 대장이 운동을 못하기 때문에 생긴다. 식사 및 배변의 불규칙, 스트레스가 심할 때, 여성의 경우 생리 때 일시적으로 피가 모자라 변비가 되기도 하고 제산제·하제·신경안정제 등을 장기복용하거나 당뇨병 등 내분비계 질환이나 신경계 질환에서도 나타나며 꽉 조이는 옷을 입거나 심하게 다이어트를 오래 해도 나타난다.

한의에서는 변비를 크게 실증과 허증으로 분류하고 있다. 실증변비는 항문 끝이 화끈화끈 불로 지져대는 듯한 작열감이 있고, 복부가 더부룩하고 배꼽아래가 아픈데 문질러 주려고 하면 만지는 것에도 통증이 있다. 소변이 농축돼 붉고 진하며 지린내가 심하다.

열이 심하거나 손발에 땀이 많이 난다. 번조증에 의해서 갈증을 느끼면 찬물을 마시려고 한다. 설태는 누렇고 두텁고 건조하며 심하면 혓바늘이 돋기도 한다. 이런 경우 체력이 좋은 경우는 대황가루 2g을 거름통이 있는 찻잔에 뜨거운 물로 우려내 마시고, 체력이 약한 경우에는 아마씨 가루: 쌀가루를 1:10으로 섞어 죽을 쒀 먹으면 변을 보는데 효과가 있다.

허증 변비 중에는 장내의 진액이 허해진 경우가 있다. 이 경우에는 수분이 모자라 자연히 변비가 되어 며칠에 한번 씩 배설하게 된다. 허증 변비의 겨우 오랫동안 변이 고이다 보니 탁기가 역상해 입냄새가 심해지고 머리가 어질거리며 입이 마르며 목 속까지 건조해진다.

'동의보감'에는 대체로 노인, 허약한 사람, 산후병을 앓은 뒤, 땀을 많이 흘린 뒤, 소변을 지나치게 많이 보는 사람, 출혈을 많이 한 사람에게서 많이 생긴다고 하였다.

또한 '동의보감'에 따르면 대변과 함께 소변도 잘 안나오는 것을 음양관격이라고 하는데 이는 삼초의 기능 장애로 온 병이라 할 수 있다. 이때는 하수오 12g을 물 300cc오 끓여 마신다. 하수오는 장을 윤활하게 축여주어 변을 나오게 하는 작용이 있다.

변비에는 해조류, 발효식품, 견과류 등이 좋다. 동규자로 차를 끓여 복용해도 좋다. 알로에가 좋다. [동의보감]에서는 노회라고 하는데 장 연동운동을 항진시켜 준다. 생즙을 1-2티스푼 먹는다. 단 월경중이거나 임신 중에는 금해야 한다.

육종용이라는 약재도 도움이 된다. 성기능이 현저하게 저하되는 연령층의 변비에 도움이 된다. 1일 20g씩 물 300cc로 차처럼 끓여 마시면 된다. 고구마도 도움이 된다. 껍질째 먹어야 한다.

기상 후 찬물 한 잔도 좋다. 그러나 아침에 마시는 찬물은 몸에 열이 많으 사람에게는 도움이 되겠지만 허약하거나 몸이 찬 사람에게는 좋지 않다. 이런 분들은 자기 전에 우유 한 잔을 마시는 것이 좋다. 우유에 식초를 타서 요구르트처럼 걸쭉하게 만들어 꿀을 타서 마시면 더욱 좋다. 지성 피부, 몸이 잘 붓는 사람과 비만인 사람, 얼굴에 열이 많은 사람들에게 좋다.

아침식사를 거르지 말아야 한다. 아침식사를 하지 않으면 위장내 반사운동이 일어나지 않아 변비에 잘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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