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고유의 4대 명절이라 하면 설, 한식, 단오, 한가위다. 이때는 차례(茶禮)를 지내는데 글자 그대로 차(茶)로써 드리는 예(禮)를 말한다. 그러나 요즘에는 설과 한가위만 차례를 지내면서 차를 사용하지 않고 술로 대신하는데 이는 일본강점기 이후 변한 모습이다.

그럼 제사와 차례는 어떻게 다른가?

제사는 기일(忌日:돌아가신 날)에 모시고, 차례는 명절날 모신다. 여기서 알아두어야 할 것은 제사를 기일에 모시지 않고 돌아가신 전날 모시는 것으로 잘못 알고 있다. 돌아가신 날의 첫 시간, 이를테면 자시(子時)가 바른 시간이다. 요즘 시간으로 밤 11시에서 1시 사이다. 만일 28일에 돌아가셨다면 28일 자시에 드려야 하는데, 가족이나 친지들의 편의에 따라 전날인 27일 밤 9시 쯤 지내는 경우가 많은데, 차라리 28일 밤 9시에 지내는 것이 더 타당하다. 기독교에서는 돌아가신 날 저녁에 추모예배를 드리고 있다.

기제사 때에는 모시는 대상이 있지만 차례에는 모든 조상들이 다 해당된다. 기제사는 기일의 첫 시간인 밤에 지내면서 축문을 읽지만, 차례는 명절날 아침에 모시는데 반드시 축문을 읽지 않아도 된다. 전에는 기제사를 사당이나 제실에서 지냈지만 지금은 그런 공간이 없기 때문에 큰방에서 지내고, 차례는 마루나 거실에서 지내는 것이 다르다.

기제사에는 술을 세 번 나누어 올리지만 차례 때에는 한번만 올리기 때문에 무축단헌(無祝單獻·축문 없이 술은 한 번 올린다는 뜻)이라 한다. 기제사는 메(밥)와 갱(국)을 올리지만 차례에는 설이면 떡국, 한가위면 송편을 올린다. 기제사 때는 조상님이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사람들이 제청(祭廳) 밖으로 나가거나 병풍으로 가리고 모두 엎드리는 합문(闔門)과, 연장자가 기침을 세 번하면 제청 밖에 있던 사람이 들어오거나 병풍을 걷는 계문(啓門)이라는 절차가 있지만 차례 때는 그런 순서가 생략된다.

예(禮)가 형식에 치우침에 대해 비판이 많은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전통적인 우리의 풍습에 대한 바른 상식은 알고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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