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오세요. 수학가게입니다 - 무카이 쇼고 作
거제신문 제15회 독서감상문 공모전, 중등부 최우수 작품

▲ 천지인(해성중 2년)

삐뚤삐뚤한 글씨체 가운데 내 눈에 띠인 글, 바로 '수학가게'. 수학을 대체 어떻게 사고팔고 한다는 것인지 짐작조차 가지 않았다. 수없이 떠오르는 호기심들에 수학가게로 들어가 봤다.

수학보다는 소프트볼에 관심이 더 많은 활발한 여학생 '하루카'. 그리고 여름에도 까만 동복차림에 남들과는 다른 분위기를 내뿜는 자그마한 남학생 '소라'. 이 둘은 첫 만남부터 인상적이었다.

"저는 '진노우치 소라' 입니다. 특기는 수학입니다. 저의 꿈은 수학으로 세상을 구하는 것입니다."

소라가 전학 온 학교에서 처음한 말이다. 책을 펼친지 3분여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읽기 전 떠올랐던 여러 호기심들은 온데 간데 없이 사라지고 그저 주인공의 발언에 어이가 없을 뿐이었다. 수학으로 세상을 구하겠다니…. 수학을 좋아하는 나로서도 이해가 잘 안 되고 어린아이의 잠꼬대 같은 말이라고 생각했다.

소라의 꿈을 이뤄주기 위해 하루카와 함께 만든 수학가게는 내 예상과 달리 일상생활 속 사소한 고민들을 수학의 힘으로 해결하는 것이었다. 물론 '그게 말이 돼?' 하고 나도 의문을 가졌다. 계산문제도 아닌데 어떻게 수학공식을 이용해 고민들을 해결할 수 있는지 신기할 따름이었다.

그 중에서 몇가지를 들자면 '야구부의 딜레마'는 연습도 안하고 기운이 다 빠져버린 야구부원들을 수학의 힘으로 다시 활기 넘치는 야구부로 바꿔줬다. 고민을 듣자마자 공식을 바로 떠오려 해결해주는 것을 보니 대단하기도 하면서 얼마만큼 공부를 해야 저럴 수 있을까 궁금했다.

또 다른 고민인 '연애부등식'이라는 공식은 사랑의 감정까지고 수식으로 표현했다. 사실 책을 읽다 말고 얼마전, 사귀기 시작한 내 친구생각이 나서 몰래 '연애부등식'에 대입해보기도 했다.

남의 연애사인데도 왜 이렇게 긴장이 되던지…. 마음이 두근두근 뛰었다. 아마 고민의 대답으로 '연애부등식'을 받은 학생도 나처럼 대입해보면서 아주 떨렸을 것이다.

만약 이 책의 수학가게가 내 옆에 있다면 정말 물어보고 싶은 것들이 많다. 내가 지금 하는 공부로는 어느 대학교를 갈 수 있는지, 내 키가 계속 160㎝를 넘을 수 있을지…. 나의 이런 고민들을 듣고 눈을 감고 연필로 안경을 올리면서 어떻게 문제를 풀어줄까 생각하는 소라의 모습이 내 머리속에 그려진다.

책을 다 읽고나서도 수차례 내용을 생각해봤다. 수학공식들은 우리들의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해주기도 한다. 하지만 '연애부등식'과 같이 사람의 감정까지도 공식에 맞춘다면 살아가는 동안의 성장·결혼 심지어 죽음까지도 계산에 의한 확률로 미래를 결정할 수 있다고 본다. 사람들마다 모두 다른 생각들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생각이 아닌 답이 나와 있는 수학에 따라 내 선택을 한다면 우리 모두는 딱딱한 로봇과 다름없이 살아갈 것이다.

진짜 이 소설과 같이 세상이 공식을 따라 간다면 사랑하는 사람과 연애를 하는 기쁨, 예상과 다르게 나온 성적결과로 인한 슬픔 등을 느끼지 못하고 우리는 매일 확률계산만 하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이 소설이 나쁘거나 잘못됐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 내용처럼 세상이 움직인다면 공장에서 똑같이 만들어져 나오는 장난감 블록들이 사는 세계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학가게'는 나에게 신선한 충격을 줬다. 또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도 바꿔 놓았다. 무슨 일이든지 좋은 결과, 나에게 유리한 결론이 성사되면 최고라고 인정한 나였지만 신중하고 정당한 과정이 더욱 더 최고라는 것을 깨닫게 해줬다.

나의 미래는 어떨까 고민하게 된다. 아무것도 정해진 것이 없기에 더 기대되고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나'이기에 오늘도 도전하는 나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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