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복 칼럼위원

▲ 이상복 옥포 자향한의원장

이전 칼럼에서 알레르기가 어떤 질환인지, 면역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그 원인과 어떻게 해서 발생하는지, 증상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등 개괄적인 면을 살펴봤습니다.

이번에는 알레르기에 대처하는 생활 습관과 한의학적 관점과 치료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합니다. 알레르기는 치료에 못지않게 생활에서 주의해야 할 것들이 많습니다. 그 중 중요한 몇 가지를 골라 살펴보겠습니다.

첫 번째는 음식조절입니다.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인자인 알레르겐의 접촉을 생활속에서 얼마나 차단하느냐는 아주 중요합니다. 면역이 과잉 흥분되는 상태가 알레르기라고 한다면 알레르겐에 노출돼 자꾸 흥분되거나 흥분된 상태를 유지되는 것을 막는 것이 중요합니다.

알레르겐을 접촉하거나 유입되는 경로는 피부·호흡기·소화기인데 피부와 호흡기로 접촉되는 것은 불가피하거나 그래도 신경써서 조심하는 경향이 있지만, 소화기로 흡수되는 음식에 대해서는 조심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음식에 대해서는 관대한 경우가 많아 알레르기와 연관된 음식을 찾고 차단하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두 번째는 체중입니다. 임상상 체중이 증가하는 경우 증상이 쉽게 발현되거나 악화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반적으로 알레르기는 한의학에서 열증(熱症)의 양상을 띠는 경우가 많은데 체중이 증가하면 전신적으로 열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알레르기 증상 역시 악화되는 경우가 많아서 가능하면 체중이 늘지 않게끔 주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셋째 지나친 청결입니다. 예전 소아의 알레르기에 대한 방송 중 독일의 '숲유치원'의 사례가 소개됐습니다. 유치원 교육에 숲에서 흙을 만지는 환경을 갖추고 있어 알레르기 질환의 이환률이 현격히 낮게 나타났는데요, 독일이 통일되기 전 위생보건이 뛰어난 서독이 동독에 비해 천식은 10배, 알레르기는 4배 많은 현실이었습니다.

역설적인 것은 살균과 소독이 철저할수록 전염병은 줄지만 면역 질환은 증가하는 결과를 나타냅니다. 즉, 세균은 우리 몸에게 공격력과 수비력을 함께 줍니다. 도시화돼 흙이나 자연을 접할 수 없는 환경으로 변한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고 사회 전반적으로 위생의 큰 문제가 해결된 상황에서 청결이 절대적인 덕목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네 번째는 장 건강입니다. 알레르기와 직접적인 연관을 가지는 장기는 대장으로 장내 정상세균이 매우 중요합니다. 실제 아토피를 앓고 있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장내 세균을 조사해보면 정상세균과 유해균의 비율에 따라서 증상의 발현에 차이가 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대장의 건강이 알레르기와 밀접한 연관을 가지는데 이와 연관된 질환이 새는 장 증후군(장누수 증후군)입니다.

알레르기는 생활에서 지킬 것이 무척 많은 질환이고 면역에 대한 치료를 해주어야하는데, 일단 과민한 면역을 안정시키는 방향의 치료와 체내 면역력을 높이는 방향의 치료를 함께 해줘야 효과가 좋습니다. 면역을 안정화시켜 면역반응이 일어나는 역치를 높여주고, 위의 명제와 같이 면역력(정기)를 길러서 감염에 잘 대처할 수 있게 해줘야 합니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