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창수 시민리포터

▲ 천창수 지세포제일교회 목사
피는 참 신비한 물질이다. 피를 많이 흘리면 죽는다. 맑은 피가 탁해져도 죽는다. 아무리 과학이 발달해도 피를 만들지는 못한다. 오직 하나님만이 주실 수 있는 선물이다.

특히 우리의 구원을 위해 준비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피는 참으로 신비하다. 성자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이 동정녀 마리아의 몸을 빌려서 이 땅에 태어났다. 죄인 아담의 피와 함께 흘러온 인간의 피가 예수님께 어떤 영향도 미치지 못하게 했다는 것이다. 하나님은 예수님의 이 피로 말미암아 우리를 속량하시고 우리에게 죄 사함을 주셨다.

우리나라 초대교회 일화에 보면,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이 있는데 그 중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경상도 성도들이 선교사들의 커피 한 잔을 얻어먹기 위해 온갖 애를 쓰더라고 한다. 경상도 성도들이 왜 커피 한 잔에 그렇게 집착했는지 그 이유를 찾아보니 찬송가에 있더라는 것이다. "마음에 가득한 의심을 깨치고 지극히 화평한 맘으로 찬송을 부름은 어린양 예수의 그 피로 속죄함 얻었네, 속죄함 속죄함 주 예수 내 죄를 속했네 할렐루야 소리를 합하여 함께 찬송하세 그 피로 속죄함 얻었네."

이 찬송과 커피가 무슨 상관이 있기에 커피 한 잔에 그렇게 집착을 했던 것일까? 예전에 찬송가책이 귀하고 글을 잘 알지 못하던 시절에 "그 피로 속죄함 얻었네" 하는 이 소절이, 경상도 발음으로 "커피로 속죄함 얻었네"로 이해됐던 것이다. 커피로 속죄함을 얻는다고 하니 커피에 집착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성경의 역사는 피의 역사이다. 에덴동산에서 아담과 하와를 덮기 위해 양 한 마리가 죽어 피를 흘린다. 노아 홍수 이후 구원받은 감사의 제사를 드릴 때 정결한 짐승을 잡아 피를 흘린다. 유월절에 가정마다 양을 잡아 그 피를 문 인방과 좌우 설주에 바른다.

그 피를 보면 죽음의 천사가 장자를 죽이지 않고 그냥 넘어갔다. 피 아래 있지 않고 문 밖을 서성이던 자는 모두 죽었다. 양의 피가 아니면 안 되었다. 빨간 물감을 칠해서는 안 된다. 참기름 들기름을 발라도 안 된다. 여리고성이 무너지던 날 기생 라합의 집에 피를 상징하는 붉은 줄이 매달려 있었다. 제사장은 피를 가지고 백성의 죄를 하나님께 아뢰어 날마다 용서를 구했다.

그 피의 역사는 골고다 언덕으로 흘러간다. 예수님께서 채찍에 맞아 피를 흘리셨다. "그가 채찍에 맞으므로 너희는 나음을 얻었느니라." 머리에는 가시관을 쓰시고 손과 발에 못이 박히시고 옆구리에는 창에 찔려 피를 흘리셨다. "그 피가 너희 죄를 사하느니라!" 어떤 분이 성경에서 인간의 죄를 위해 흐른 양의 피를 계산하다가 "강물처럼, 바다처럼 흘렀다"고 고백하고 말았다고 한다.

솔로몬은 한 번에 양 1000마리를 잡아 제사했다. 성전건축을 마치고 성전 봉헌식을 할 때는 백성을 위한 화목제물로 소 2만2000마리, 양 12만마리가 피를 흘리고 죽는다. 매년 유월절 절기 때는 가족마다 양을 잡는데, 가족 10명당 한 마리 정도의 양이 죽었다고 가정해 보자. 솔로몬 때 인구가 약 600만 명 정도로 보면 60만 마리의 양이 죽었다. 매년마다 유월절에 60만 마리의 양이 피를 흘렸다. 피가 강을 이룬 것이다.

이 무수한 양의 피는 예수 그리스도의 피 한 방울을 상징하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그 값비싼 피로 나를 속량하셨다.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피를 흘리셨다. 영문 밖으로 채찍 맞으며 나가셨다. 우리의 죄를 동이 서에서 먼 것같이 옮기신 것이다.

우리는 오직 은혜로 구원을 받았다. 은혜는 거저 주는 선물을 말한다. 우리 편에서는 거저 받은 공짜이지만 하나님 편에서는 가장 큰 희생 값비싼 대가를 지불한 것이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보혈의 은혜로 구원받고 속죄함 얻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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