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사기는 고구려 시조에 대해 '부여에서는 활 잘 쏘는 사람을 주몽(朱蒙)이라했으므로 이를 이름으로 삼았다'고 했다.

이규보의 '동국이상국집' 동명성왕 편에는 '주몽이 잠자려는데 파리가 귀찮게 굴자 활로 파리를 쏘니 백발백중으로 잡혔다.'고 한술 더 뜨고 있다.

이성계를 도와 조선건국에 큰 공을 세운 여진족 출신 퉁드란(李之蘭)이 여인네가 이고 가는 물동이에 활을 쏘아 구멍을 내자, 이성계는 바로 진흙덩이를 화살촉에 꽂아 쏘니 구멍이 막혀 물동이의 물이 한 방울도 흐르지 않았다고 한다. 정조임금도 50대의 화살을 쏘면 49대를 명중시키는 신궁으로 알려져 있다.

예로부터 중국에서는 우리 민족을 동이족(東夷族)이라 불렀다. 동(東)은 중국을 기준으로 바라본 한반도의 위치를 의미하며 '이(夷)'는 '대(大)'와 '궁(弓)'이 결합된 모양이다. 우리는 활과 인연이 깊은 민족임을 알 수 있다. 이수광의 '지봉유설'에도 중국은 창, 일본은 칼, 조선은 활의 나라라고 했다. 그런 탓에 조선시대 무과(武科)에는 칼쓰기가 없었다. 무과의 중요한 시험과목은 활쏘기였다. 이에 비해 중국은 '여포창날' 관운장의'청룡언월도'처럼 창이 유명하고, 일본 사무라이 문화의 대명사는 칼이다.

'세월이 쏜살같이 지나간다'는 말은 세월이 쏜 화살같이 빠르다는 말이다. '화살'은 본래 '활살'이 원말이지만 발음의 편의상 화살이 되었고, 그냥 '살'이라고도 한다.

브라질 리우올림픽에서 우리나라 여자 양궁팀이 '올림픽 8연패'를 달성했고, 남자 양궁팀도 8년 만에 금메달을 땄다. 더불어 남여 개인전까지 금메달을 싹쓸이했다. 놀라운 기록이다. 특히 짱콩 장혜진의 미소가 돋보였다. 만년 4위라는 아픔도 미소로 견딘 그녀였다. 이번 4강전 시합에서는 10점보다 쏘기 어렵다는 3점을 쏘고도 씩 한 번 웃으며 털어버리는 그 모습을 사람들은 기억하고 있다.

그래서 금메달은 그에게 '배고플 때 먹는 초코파이 맛'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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