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절한 대책마련 등 전무한 실정…시·수자원공사 간 업무협조 없어, 시민의식 개선에만 의존해 빈축

▲ 지난 18일∼20일 각종 쓰레기 유입이 끊이지 않는 연초호에서 실시한 쓰레기 수거작업 결과 생활쓰레기와 농약병·기름통 등 유해성 쓰레기 150여포대 분량이 수거됐다.

경상남도 거제시 지역 상수원으로 보호되고 있는 연초댐이 각종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한국수자원공사 거제권관리단(이하 수자원공사)과 거제시 간의 업무협조가 이뤄지지 않아 상수원 보호구역 지정이 무색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관계 기관에서는 쓰레기 발생량 저감을 위한 적절한 대비책이나 예방책 마련없이 단순히 시민의식에만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탁상행정의 전형이라는 비난을 사고 있다.

연초호는 주변에 명하·명상·천곡·이목·이남마을 등 5개의 마을이 있어 생활오폐수·생활쓰레기·유해성 쓰레기 등에 대한 처리와 관리가 타 상수원 지역에 비해 더 요구되는 곳이다.

하지만 실상은 정 반대였다. 지난 18일~20일까지 수자원공사가 연초호를 청소한 결과 진공청소기·신발·플라스틱병·일회용 부탄가스통·세제 등 각종 생활쓰레기와 살충제병·농약병·기름통 등 유해성 쓰레기들이 다량 수거됐다. 20ℓ 남짓한 쓰레기수거포대로 150개 이상이 됐다. 특히 살충제병·농약병·기름통 등은 뚜껑이 없는 상태로 유입된 것도 있어 유해물질에 의한 상수원 오염도 우려됐다.

현재 수자원공사는 물 속 관리를 담당하고, 거제시는 물 밖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상황. 이 때문에 물 밖에서 물 안으로 유입되는 각종 쓰레기에 대한 대책이 효율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수자원공사는 수면내 상황만 관리하고 수면외 상황은 거제시에서 관리하기 때문에 특별히 업무협조를 하는 일은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쓰레기무단투기 감시원 2명을 배치하고 있지만 넓은 지역을 모두 감시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면서 "도시지역에 비해 면지역에서의 쓰레기 수거가 더 어려운 만큼 쓰레기투기를 줄이기 위해서는 면지역 주민들을 상대로 계도하거나 주의를 줄 필요성이 있다고는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수자원공사가 지역주민들을 상대로 이 같은 일들을 직접 하기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따른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인근마을 주민들의 입장은 수자원공사와 다르다. 강신애 이남마을 이장은 "면이라고는 하지만 도로변에 침대매트나 텔레비전 등 부피가 큰 쓰레기가 버려지는 경우가 빈번하다"면서 "수자원공사에 쓰레기 투기방지를 위한 울타리 설치 등을 여러 차례 건의했지만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행정의 무사안일도 꼬집었다. 강 이장은 "여기도 사람사는 곳이라 쓰레기양이 많다"면서 "수자원공사가 모두를 처리하기에는 역부족인 것 같아 거제시에도 여러번 건의해 쓰레기 처리문제 해결을 요구했지만 예산·인력부족 등을 이유로 전혀 지원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정곤 명하마을 이장은 "농약 등 유해성 쓰레기 무단투기 예방을 위한 방송은 하고 있지만 무단투기 행위가 사라지지 않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1년에 1~2회 정도 이뤄지는 농약병 수거 횟수를 늘리거나 유상수거 필요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행정에서 별도로 하는 것은 없다"며 "버려져 있는 쓰레기를 누가 청소해야 하는지 모르겠지만 땅주인이 해야 할 것 같다"고 어처구니없는 답변을 내놨다.

농약병 등 유해성 쓰레기 수거방법에 관해 이 관계자는 "각 마을에 수거함을 비치해 일정량이 모이면 전담수거팀이 수거해 한국환경공단으로 보낸다"며 "수거량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고 답해 유해성 쓰레기의 적극적인 수거가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농약병의 뚜껑이 열려 있어도 안에 든 내용물은 원액이 아니다"며 "농약병이 유해물도 아니기 때문에 유해하다고 할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행정에서 일일이 수거할 수 없는 상황에서 쓰레기를 무단투기 하지 않는 자발적 시민의식이 필요하다"고 말해 시민의식에만 의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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