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회 옥포대첩기념제전, 승전행차 가장행렬 등 이틀간 다채로운 행사 펼쳐져

1592년 조총을 앞세운 일본군의 전투력에 연전연패하던 위기의 조선. 멀고 먼 거제 옥포 앞바다에서 임진왜란 최초의 승전보를 울리며 위기의 조선에 희망을 심어준 옥포대첩. 그리고 424년이 흐른 2016년, 조선(朝鮮)의 희망을 쐈던 거제는 또 다른 조선(造船)에 시름하고 있다.

조선업의 불황과 구조조정의 칼바람 속에 시름에 빠진 거제에 희망과 용기를 기원하는 제54회 옥포대첩기념제전이 옥포대첩기념공원 효충사에서 거제유림회가 주관한 제례봉행을 시작으로 지난 16일 막이 올라 이틀 동안 펼쳐졌다.

옥포대첩기념제전의 백미인 승전행차 가장행렬(사진) 및 승전행차단 사열식은 행사 첫날 옥포고등학교 학생 400여명이 참여해 옥포시립테니스장에서 옥포중앙시장 방향 옥포로에서 진행됐다.

이날 승전행차 가장행렬은 옥포대첩승전기를 앞세운 조선수군의 행렬로 시작됐다. 뒤를 이어 승전을 알리는 대고행렬, 대취타의 연주를 앞세운 이순신 장군 연(가마)과 원균 장군 연 행렬이 이어졌다. 행렬을 지켜보던 어린이들은 조선수군의 포로가 된 왜장과 일본군들의 익살스런 분장에 폭소를 자아내기도 했다.

옥포중앙사거리에서는 풍물패들의 승전축하 한마당이 열려 시민들과 외국인들의 흥을 한층 끌어올렸다. 권민호 거제시장, 원재희 옥포대첩기념제전 위원장, 반대식 거제시의회 의장 등의 타고식이 있었으며 권 시장의 축사로 이날 가장행렬 및 사열식은 모두 마무리됐다.

옥포중앙공원에서는 KNN 쇼TV 유랑극단 녹화가 진행됐다. 노래자랑에 출전한 시민들이 자신들의 끼를 마음껏 발산하며 객석과 무대가 하나되는 즐거운 시간을 만들었다. 또 화려한 불꽃놀이가 옥포만 밤하늘을 수놓으며 옥포대첩기념제전의 서막을 장식했다.

행사 둘째날에는 옥포대첩기념제전 기념식을 시작으로 백일장대회·사생대회·윷놀이대회 등 다채로운 민속문화 행사와 먹거리장터, 향인 만남의 장 등 부대행사가 열렸다. 기념식 직후에는 해군군악대 및 의장대 시범공연이 특설무대 앞 광장에서 펼쳐졌다. 총기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멋진 해군 의장대의 모습에 시민들의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원재희 옥포대첩기념제전위원회 위원장은 제전사를 통해 "우리 민족사에 길이 빛나는 이 충무공의 애국정신과 거룩한 얼을 승화시켜 엄숙하고 알찬 제전행사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이번 행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거제에 희망과 활력을 불어넣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올해 처음 행사를 관람했다는 시민 김정희씨(34·옥포동)는 "아이들이 좋아할 것 같다. 내가 사는 곳에서 이런 행사가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면서도 "행사에 대한 홍보가 부족한 것 같아 다소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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