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먼 자들의 도시 - 주제 사라마구 作

▲ 지유진(17·일운면)
이 책을 읽고 몇 년 전 장애인 체험을 했던 기억이 났다. 안대를 쓰고 친구의 도움에 의지해 앞으로 가는 체험이었는데 안대를 쓰니 다른 감각까지 둔해지는 느낌과 함께 내 앞에 장애물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들었다.

이를 통해 눈이 먼다는 것이 일상생활에 매우 치명적이라는 것을 느꼈다. 이런 극한의 상황에 대응하는 여러 등장인물의 모습은 각각 다른 점이 있었다. 바로 이기심·무책임·책임감·리더십 네 가지 종류였다.

이런 면들을 보여준 각각 인물에게는 모두 강자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즉 보스·정부·군대 그리고 주인공은 남들이 가지지 못한 힘이나 권력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주인공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의 행동은 달랐으며 그 결과 또한 다르게 나타났다.

보스나 정부는 자신들이 가진 힘을 이용해 이기적으로 행동했지만 주인공은 자신의 능력으로 일행을 보살피고 공존하는 방법을 선택해 끝까지 살아남았다.

이런 인간의 본성을 본 뒤 나는 우리사회의 모습이 떠올랐다. 나는 부족함 없이 의식주를 해결하고 있지만 지구촌 곳곳 아니 사회의 어두운 곳을 조금만 더 들여다 보면 아직도 기아에 허덕이는 사람들, 마실 물이 부족한 사람들 등의 약자가 여전히 존재한다.

또 우리의 사회 속에서도 갑과 을로 대변되는 보이지 않는 강자와 약자가 존재하고 있다.

우리는 자신만을 생각해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생각해 배려하고 봉사하는 것이 옳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간에 대한 존중은 언제나 옳은 것이기 때문이다. '눈'을 잃는다는 것은 불편한 일이다. 하지만 '마음의 눈'을 잃는다는 것은 무서운 일이다. 이 소설의 사람들처럼 어려운 상황이 닥치더라도 통찰력, 이타심 등의 주인공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마음의 눈을 잃지 말아야겠다고 다시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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