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8월 발주량 전체 절반 넘어

국내 대형 조선사가 올해 발주된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사실상 독식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해양플랜트 발주 가뭄에 부진까지 더해 힘든 여건 속에서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숨은 효자노릇을 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5일 영국의 조선ㆍ해운 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올 1월부터 8월 현재까지 발주된 8000TEU급 이상 대형 컨테이너선은 총 80척으로 이중 한국이 49척을 수주했다. 전체의 61%로, 절반을 웃돌며 압도적인 1위 자리를 지켰다.

1만8000TEU급 이상 초대형 컨테이너선 역시 한국이 독식하고 있다. 올해 발주된 37척 중 24척을 국내 대형 조선사가 수주하며 전체의 64.8%를 차지했다. 저유가와 글로벌 경기침체 등으로 발주가 부진한 가운데 유일하게 발주 물량이 유지되고 있는 대형 컨테이너선 시장에서 한국이 승기를 잡고 있는 셈이다.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글로벌 선사들의 대형화 경쟁과 내년 파나마운하 확장 개통으로 발주 가뭄 속에도 여전히 활기를 띄고 있다.

7월 기준 1만8000TEU 이상 선박을 포함한 8000TEU급 이상 대형 컨테이너선은 76척이 발주된 반면 3000~8000TEU급 중형 컨테이너선은 18척, 3000TEU 미만 소형 컨테이너선은 19척 발주에 그쳤다.

국내 조선 3사는 올해 들어 해양플랜트 발주가 급감하면서 초대형 컨테이너선 시장으로 눈길을 돌려 수주에 올인해왔다. 그 성과로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6월 덴마크 머스크 라인과 1만9630TEU 초대형 컨테이너선 11척 수주계약을 체결했다. 삼성중공업 역시 지난 3월 2만1100TEU급 컨테이너선 6척 건조계약을 따내며 세계 최대 규모 컨테이너선을 수주했다.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축구장 4개 크기로 규모가 워낙 큰데다 친환경ㆍ고효율 기술이 적용되는 등 건조가 까다로워 조선소의 기술경쟁력과도 결부된다. 국내 조선소가 이 시장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세계적으로 뛰어난 기술력을 갖췄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초대형 컨테이너선 수주를 나눠 가진 일본의 경우 모두 자국에서 발주된 물량으로 해외에서 나온 대부분을 한국이 독식했다고 볼 수 있다"며 "시기적으로 따져봤을 때 해양플랜트로 입은 손실을 대신할 순 없지만 향후 실적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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