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시간 양방향 주차로 소방차진입 불가능 지역 대부분
출동 지연으로 골든타임 확보 애로…소방공무원 발만 동동
도심지역 주차난으로 대형 화재사고 위험 상존 지적
소방차 통행곤란지역 19곳 달해

▲ 거제지역 곳곳의 이면도로 불법 주·정차로 인해 소방차 긴급 출동 시 통행곤란을 겪는 지역이 많아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사진은 불법 주차로 인해 소방차가 현장진입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

도심지역 이면도로에 만연한 불법 주·정차 때문에 소방출동로 확보에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낮 시간대의 경우 소방출동로 확보가 어느 정도 가능한 반면 야간에는 이면도로 양방향 불법주차로 소방출동로 확보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여서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동 지역 119안전센터에 따르면 화재 등의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심야시간대에는 이면도로 등의 불법 주·정차로 소방차가 진입할 수 없는 경우가 많아 골든타임(사고나 사건에서 인명을 구조하기 위한 초반 금쪽같은 시간)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구밀집 지역을 관할하는 신현·연초·옥포·장승포 119안전센터의 고충은 더욱 크다. 고현로11길·장평로·중곡로·옥수로 부근의 이면도로는 거제지역에서 가장 복잡한 곳으로 심야 시간대는 소형 소방차도 들어서기가 쉽지 않다.

이면도로 주차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거제소방서는 소방호스의 길이를 늘이고, 지상비상소화전을 설치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대형화재 발생 시 초기 진화에 여전한 문제점이 있는 것이 현실이다.

도심 이면도로는 보도와 차도가 명확히 구분되지 않은 좁은 도로를 말한다. 도로 폭이 9m미만으로 한 방향 주차만 가능하도록 돼 있다. 한 방향 주차를 해야 긴급 상황 시 소방 및 구조 차량이 통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심 이면도로 대부분은 저녁시간 대 양방향 불법주차가 만연한 상태여서 소방출동로 확보가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옥포 119안전센터 김지성 소방교는 "옥포1·2동의 경우 일방통행로의 양방향 주·정차 소방차 진입 및 출동시간 지연, 곡각지점에서의 방향전환에 어려움이 많다"면서 "특히 야간시간대에는 불법 주·정차로 인해 골든타임 확보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라고 말했다.

장승포119안전센터 신현호 센터장은 "주간에는 괜찮지만 야간의 경우 원룸이 밀집한 지역은 사실상 소방차 진입이 불가능한 곳이 대부분"이라며 "차들은 많은데 주차시설은 부족하다 보니 차량을 피해 진입해도 또 다른 차량 때문에 더 이상 진입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밝혔다.

신현 119안전센터 윤웅희 소방교는 "최근 장평지역 모 아파트에서 냄비과열로 인한 화재가 발생해 긴급 출동했지만 장평상가 인근의 불법 주·정차 차량 때문에 아파트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대원들이 호스를 들고 뛰어가 진압할 수 있었지만 대형화재였다면 상황이 어떻게 전개됐을지 모를 노릇"이라고 토로했다.

면·동지역 지역 소방차 통행곤란 지역 19곳

거제소방서에 따르면 거제지역은 소방차 진입이 불가한 아파트는 없지만 소방차 통행 곤란지역으로 분류된 지역이 19곳에 달한다.

소방차 통행 곤란지역으로 분류된 곳의 경우 동지역은 불법 주·정차가 그 원인이고, 면지역은 도로 폭이 협소해 진입이 어려운 경우로 파악되고 있다.

소방차 통행곤란지역으로 분류된 곳은 옥포동 덕산3·4·5차 아파트 주변과 조라매립지, 옥포우체국 주변이다. 고현동 거제아동병원 맞은편, 회원프라자 주변, 고현종합시장 뒤편, GS슈퍼 인근 상가지역과 장평동 대한아파트 일대, 장평종합상가 뒤편, 능포동 주거지역 등이 소방차 통행곤란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 밖에도 거제면 오수마을회관 뒤편, 남부면 해금강2길, 동부면 산양3길과 구천2길이 좁은 도로 폭 때문에 소방차 진입이 곤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아파트의 경우 단지 내 이중주차로 소방차 진입이 불가능한 곳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이중주차는 주로 야간에 이뤄지고 있어 단속도 곤란한 상태다.

소방차 전용구역 불법주차 문제도 여전하다. 아파트 등 다가구 주택의 경우 현장 소방활동에 필요한 최소공간은 고가사다리차 기준으로 폭 3.5m, 길이 13m, 높이 4m 가량이다.

그 외 소방펌프차량은 이보다 약간 작은 공간을 필요로 하지만 소방차 전용구역에 주차된 차량들로 인해 이 정도의 공간마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김지성 소방교는 "아파트마다 주차공간이 협소해 소방차 주차구역을 활용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소방서에서 일일이 지도 할 수 없어 아파트 자체적으로 관리에 나서야 대형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방차 길 터주기, 미미하지만 참여율 높아져

이면도로 불법주차는 주차부지 문제가 해소되기 전까지는 완전한 해결이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 일선 소방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장승포 119안전센터 김근철 소방위는 "이면도로 주차 단속 이전에 주차부지 확보를 우선시해야 할 것"이라며 "주차부지가 넉넉하다면 이면도로 양방향 주차도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주차문제를 제외한 시민 협조는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 거제소방서 관계자는 "시민들의 소방차 길 터주기 참여율이 좋아지고 있어 앞으로 시민의식이 개선되면 골든타임을 사수하는데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현 119안전센터 윤웅희 소방교는 "수요일마다 고현종합시장에서 소방차 길 터주기 운동을 시행하고 홍보하는 효과가 서서히 드러나는 것 같다"며 "앞으로 거제시민 모두가 소방차 길 터주기에 동참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과거보다는 나아졌지만 시민들이 소방차 피향법이 익숙지 않아 보다 효과적인 홍보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연초 119안전센터 유기철 소방교는 "응급 사이렌이 울리면 당황해서 차를 멈춰 세우는 시민들도 있고 양보하지 않는 경우도 여전히 있다"면서 "우리 주변 가까이 누구나 구급차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소방차 길 터주기가 생활화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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