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일광 詩人(자료: 거제향토문화사)

옛날 어느 마을에 두 형제가 살았다.

형은 살기가 넉넉했지만 동생은 그러지 못했다. 그러나 형제는 남달리 우애가 깊었다. 하루는 동생이 강둑에서 밭을 일구고 있는데 강 가운데서 난데없이 큰 잉어 한 마리가 펄쩍 뛰어 오르더니 동생이 일하고 있는 밭 옆에 떨어졌다.

동생은 일을 멈추고 잉어를 집어 들었다. 가난한 살림이라 그 잉어를 장에 내다 팔면 며칠은 먹을 양식을 살 수 있었지만 동생은 몸이 약한 형님 생각이 났다. 그래서 그 잉어를 가지고 형님 집으로 갔다.

"형님, 밭에 일을 하는데 난데없이 강에서 잉어가 한 마리 뛰어 오르더니 떨어지기에 가지고 왔습니다. 형님께서 푹 고아 드십시오."

하고 내밀었다. 그러자 형님이

 "아니야, 나는 괜찮아, 자네가 가져가서 식구들끼리 나누어 먹게나"
 "이렇게 큰 잉어를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약으로 좋으니 형님이 드십시오."
 "이 사람아, 하늘이 너에게 준 것이니 아무 걱정 말고 가져가게나."
 "제가 형님 드리려고 가져온 건데 어떻게 다시 가져갑니까?"

형제는 서로 양보하며 가지라고 옥신각신했다. 참으로 보기 좋은 다툼이었다. 형제는 오랫동안 서로 양보하다가 그럼 잉어를 반으로 나눠 가지기로 했다.

동생이 칼로 잉어를 배를 가르는 순간 배 안에서 고운 구슬 하나가 영롱한 빛을 내며 나왔다. 언뜻 보아도 대단히 비싸고 귀한 물건임을 알 수 있었다.

 "아우야, 이거 대단히 귀한 보물인 것 같으니 아우가 가지게."
 "형님, 무슨 말씀을 하십니까? 본래 이 고기는 제가 형님에게 드리려고 가져온 것이니 형님 고기입니다. 그러니 이 구슬도 당연히 형님 것이지요."
 "아닐세, 본래 이 고기의 임자는 자네기 때문에 아우가 갖는 것이 맞네."

하고는 구슬을 서로 사양하느라고 또 다시 옥신각신 했다. 한참이 지나

 "그럼 잠시 내가 보관하고 있겠네. 언제든지 자네가 달라하면 주겠네."

그렇게 형이 그 구슬을 가지게 되었다.

며칠이 지난 후 동생이 또 강둑에서 밭을 일구고 있는데 지난번과 똑 같이 커다란 잉어가 한 마리 뛰어오르더니 동생이 일하는 밭둑에 와 떨어졌다. 동생은 그 잉어를 가지고 형님집으로 갔다. 저번과 마찬가지로 서로 나누기로 하고 잉어의 배를 갈랐는데 이번에도 전과 똑같은 구슬이 나왔다.

 "지난번 것은 내가 가지고 있으니 이번에는 아우가 가져가게."

두 형제의 우애가 지극한 것에 감동한 용왕이 구슬을 한 개 더 선물로 주신 것이다. 이것이 '강토이주(江吐二珠)' 곧, 강이 두 개의 구슬을 토한다는 말의 뜻이다.

절구처럼 생긴 호박에 쌀을 넣으면 쌀이 가득 차고, 돈을 넣으면 돈이 가득 차는 신기한 물건을 서로 탐내어 서로 가지려고 하다가 산이 삼켜버린 '산함일구(山含一臼)'와는 반대되는 이야기다.('산함일구'의 이야기는 전호에서 다뤘다)

원님을 찾아간 형제는 느끼는 바가 컸다. 부모가 남겨 준 재산 때문에 형제끼리 다툼을 하고, 형제끼리 해결하지 못해 고을 원님에게 찾아간 모습이 더 부끄러웠다. 서로 양보하지 않다가 하나뿐인 호박마저 거둬 가지만 서로 사양하고 양보하는 마음을 가질 때는 하늘이 하나 더 주신다는 교훈을 얻은 것이다. 원님의 말씀이 끝나자 형은 동생을, 동생은 형님을 생각하며 재산을 서로 양보하려는 우애를 보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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