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주) 거제인연합회

지난 5월 중순. 옥포동의 대형 호프집이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오후 4시부터 시작된 일일호프 행사에 1천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몰렸기 때문이다.

반가운 인사를 건내며 생맥주잔을 부딪히는 이들에겐 몇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모두가 대우조선 근무복을 입은 채 정겨운 거제사투리를 쓰고 있는 것이었다.

소년소녀 가장을 위해, 독거노인을 위해, 회원 가족들의 수술비 지원을 위해 이날 하루 아낌없는 온정을 베푼 이들은 대우조선해양(주)거제인연합회(회장 원종운) 회원들이었다.

지난 90년 10월 4백여명의 회원으로 발족한 대우조선해양(주)거제인연합회(이하 대거련)는 초대 김성규 회장에 이어 현재 11대 원종운 회장을 선출, ‘거제 환원’과 ‘신거제 창조’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우조선에 근무하는 거제인들의 친목단체였던 거우회를 모태로 출발한 대거련은 현재 독로회, 칠백리, 해금강, 거산회 등 지역별 단체 23개와 축구단, 풍물단 등 모두 25개의 산하 단체로 이뤄져있다.

연합회 가입 회원만 해도 7백 여명에 달하는 대거련은 거제에서 태어나 생활한 거제토박이들의 모임이다. 각 산하단체들 또한 마찬가지.

탄탄한 조직 구성과 끈끈한 정으로 맺어진 대거련 회원들은 고향 거제를 향한 봉사의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보이는 곳에서 혹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구슬땀을 흘리며 고향사랑 실천에 매진하고 있는 이들은 매월 한차례씩 대우조선 충청·호남연합회와 합동으로 해수온천에서 목욕봉사를 실시하고 있다.

유홍준 부회장은 “지역 장애인 2백여명의 몸을 씻겨주며 봉사하고 충청·호남인들과의 화합을 다지는 일석이조의 행사”라면서 “서로 땀 흘리며 봉사하다보면 지역주의의 벽도 어느새 사라진다”고 말했다.

매년 실시하고 있는 일일호프와 추석특산품 판매행사는 대거련 회원들을 하나로 모으는 또 다른 기폭제다.

올해 열린 일일호프 수익금은 모두 8백만원. 이 돈으로 독거노인 50명에게 쌀을 전달했고 백혈병으로 투병생활을 하고 있는 초등학교 3학년 소녀에게 치료비 2백만원을, 소년소녀 가장 6명에게 한 사람 당 20만원씩의 장학금을, 집수리를 돕기 위해 1백만원의 성금을 연초면 김윤식씨에게 전했다.

추석특산품 판매행사도 다를 바가 없다. 거제와 호남, 충청지역 특산물을 저렴하게 판매해 남은 이익금을 심장병과 소아암을 앓고 있는 거제지역 어린이들에게 전하고 있다.

방파제며 국도변, 해수욕장 등을 찾아 환경정화 활동을 펼치고 있고 혼자살고 있는 어르신을 직접 찾아가 집수리와 도배, 페인트 칠, 담장쌓기 등 집수리 봉사를 펼치고 있다.

회원들의 단합을 위한 체육대회는 물론 집안의 길흉화복을 함께 하며 형제같은 우정을 쌓아가고 있는 대거련은 최근엔 텔레비젼, 냉장고, 세탁기 등 전자제품을 모아 독거노인돕기에 나서고 있다.

육용운 사무국장은 “고향을 아끼고 사랑하며 직장을 소중히 여기는 회원들의 마음이 지금까지의 대거련을 만들어 온 것 같다”면서 “봉사활동을 나갔다 만나는 어르신들이 집이 고쳐지고 새로운 물건을 들고 올 때마다 얼마나 기뻐하는지 모른다. 그분들의 모습에서 봉사의 보람을 느끼게 된다”고 전했다.

원종운 회장은 “모든 행사에 자신의 일처럼 참여해 열정을 갖고 임하는 회원 모두에게 감사하다”면서 “지금까지 겪은 시행착오와 회원들의 힘을 바탕으로 대거련이 최고의 연합회로 발전하는데 밑거름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원 회장은 또 “고향 거제가 나를 이만큼 키워준 것처럼 이제는 나 자신이 봉사를 통해 그 동안 받아온 사랑을 보답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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