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막노동 밤에는 농부로
10남매 반듯하게 키운 장한 어버이"

“말이 쉽지 촌에서 아들 딸 5명을 대학까지 공부시킨다는 것이 어디 쉬운 일인가? 새벽 일찍 일어나 밤늦게까지 뼈 빠지게 일해도 먹을 것 제대로 못 먹고 입을 것 변변히 못 입었지. 그래도 자식들이 별 탈 없이 착하게 커 줘 고맙기만하지.”

50년간 건설 인부로 일하면서 아들 딸 5명을 대학까지 공부시키며 10남매를 반듯하게
키운 장한 아버지가 주위로부터 칭송을 받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둔덕면 학산리 아사마을 소성철씨(70). 소씨를 만나기 위해 산옆 밭을 찾았지만 참깨를 수확하느라 정신이 팔린 소씨는 인기척도 못 느낀다. 스무살때부터 건설현장 미장 보조원으로 일해 온 소씨는 눈이오나 비가오나 낮에는 건설현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농사를 지으며 아들(4명) 딸(6명)들을 키워왔다.

그는 낮에는 건설현장 막노동, 밤에는 농부인생을 살면서, 요즘 흔히들 말하는 투잡(Tow job)생활을 50년 동안 해 온 억척인생이다.

새벽 5시에 건설현장에 출근해 저녁 7시 퇴근한다. 집에 오자마자 몸을 추스린 후 무거운 몸을 이끌고 곧바로 논으로 나간다. 농번기 때면 또다른 식구인 소와 함께 밤 12시까지 논일을 하기가 예사다.

육체적으로 고된 생활이었지만 1년 3백65일 가운데 3백일 이상을 건설현장에 나간다. 이젠 막노동으로 잔뼈가 굵어 웬만한 기술자 못지않다.

아이들이 대학시험에 떨어졌으면 하는 생각까지 해봤다는 소씨는 “돈은 없는데 공부는 시켜야지 어쩌겠나? 3백65일 막노동을 해서라도 공부는 시켜야지. 자식을 낳았으면 먹이고 가르치고 결혼을 시켜야하는 것이 부모 된 도리 아닌가. 잘 먹이지도 못하고 용돈도 제대로 못줬지만 그래도 제구실하며 살아가니 부모로써는 고맙지”라며 오히려 잘 자라준 자식들에게 고맙다고 말한다.

소씨는 10남매를 어엿하게 키운 공의 절반을 부인 곽종선씨(65)에게 돌린다.  소씨가 밤낮으로 일에 파묻히는 시간에 곽씨는 자녀들을 다독이고 남편을 뒷바라지하며 집안일을 세세히 챙겼기 때문이다.

“아들 하나, 딸 하나 2명을 출가시키면 모든 걱정이 사라진다”는 노부부는 “이젠 힘이 달려 일도 못나가겠지만 자식들이 만류하는 바람에 막노동을 아예 포기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자식들 건강하고 별 탈 없이 잘 사는 것이 남은 소원이다”며 오늘도 자식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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