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하지원과 전지현이 북한에 산다면 누가 더 미인일까?

며칠 전 어느 방송에서 탈북자들이 북한스타일의 미녀로 하지원을 꼽았다. 북한에서는 날씬한 몸매보다는 약간 통통한 몸매를 더 매력적이라고 여기고 있으며 전지현은 너무 마르고 갸름해서 하지원보다 미인이 아니라고 했다.

미인의 기준은 시대나 국가에 따라 코드를 달리한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여인들은 모두가 풍만하다. 다산과 풍요가 건강미인의 조건이었다. 그러나 로마제국은 식민지로부터 거두어들인 풍부한 물질 탓으로 미(美)를 가꾸기 시작했다. 진하고 야한 화장에 일자 눈썹, 깔때기를 엎어 놓은 것 같은 가슴, 날씬하고 매끈한 몸을 소유해야 미인으로 사랑을 받았다.

중세시대에는 종교적 이유로 순결함을 연상시킬 수 있는 작은 가슴과 히프를 가진 성녀 같은 외모가 인기였다. 가슴이 큰 여자는 정숙하지 못하다는 인식 때문에 여성의 큰 가슴은 오히려 기피대상이었다.

르네상스시대에는 풍만한 여자를 아름답다고 평가했고, 19세기 말 염세적 사회분위기에서는 핏기 없는 피부에 야윈 몸매, 퀭한 눈, 파인 볼을 가진 유령 같은 여자를 선호했다. 20세기 이후에는 육감적인 몸매로 성적인 매력이 풍기는 몸매에 뇌쇄적인 표정을 가진 여성이 각광받는 시대가 되었다.

우리의 전통적인 미인상은 약간 퍼진 듯한 둥글둥글한 보름달 같은 얼굴에, 초승달 같이 가느다란 실눈썹, 반달모양의 쌍꺼풀 없는 눈, 마늘쪽 같이 작고 동글한 코, 통통한 뺨, 앵두 같은 입술, 귀밑에 하늘거리는 머리털, 버들가지처럼 가는 허리, 풍만한 젖무덤, 푸짐한 엉덩이로 애까지 슴벅슴벅 잘 낳는 여자가 제일의 미인이었다. 조선왕조실록에 비빈(妃嬪)들의 미색은 언급한 적이 없지만, 유독 장희빈만은 얼굴이 아름다웠다는 기록으로 보아 대단한 미인이었던 모양이다.

중국 외교관이 우리나라 나경원 외통위원장을 만나 '미인이시다'라는 말 때문에 논란이다. 비록 외교적 결례라 할지라도 여자라면 누구나 가장 듣고 싶은 말이 '미인'이라는 말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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