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마와 싸우고 있는 김종찬 가족

“견디기 힘든 고통의 시간들이지만 함께하는 이들이 있어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골육종 악성종양’으로 4개월째 투병중인 김종찬군(15·옥포중 3년 휴학·사진 원내)의 가족. 이들에겐 ‘거사모’(거제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들의 희망의 메시지가 있어 외롭지 않다.

고신대학교 복음병원에서 항암치료중인 종찬군 곁을 지키고 있는 아버지 김용화씨(46).

김씨를 대신해 연초면 송정에서 태조낚시를 지키고 있는 어머니 제애란씨(42), 그리고 거제고등학교에 다니는 종찬이 형과 초등학생인 여동생까지 모두 다섯명이 종찬이 가족이다. 여기에다 2만명이 넘는 ‘거사모’회원들까지 종찬이의 가족은 대식구다.

지난 3일 태조낚시에서 종찬이의 어머니를 만났다.

종찬이가 아프기 시작한 것은 올해 4월쯤. 코피를 자주 많이 쏟고, 무릎 밑이 아프다고 해서 가까운 정형외과를 찾아 물리치료와 약을 먹었지만 종찬이의 병세는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한 정형외과에서 MRI를 촬영했고, 큰 병원으로 가는 것이 나을 것 같다며 의사가 권유한 고신대 복음병원으로 간 것이 5월18일.

이때부터 종찬이 가족의 병마와의 처절한 싸움이 시작됐다.

가장 독한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여러 가지 부작용으로 고통스러워하는 종찬이의 모습을 그냥 지켜봐야 하는 가족들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이었다.

계속되는 항암치료에 182㎝ 키에 80㎏ 나가던 종찬이의 몸무게가 이젠 58㎏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래서 그녀는 언제부터인가 병원엘 잘 가지 않는다고 한다. 종찬이가 “엄마는 아들 보고 싶지 않아요”라는 전화를 받을 때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지만 아들이 혼수상태를 보이며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차마 볼 수 없단다.

▲ 고신대학교 복음병원에서 골육종 악성종양으로 4개월째 투병중인 김종찬군

‘거사모’ 초창기 멤버인 남편이 카페에 남겨놓는 글(병원일기)도 잘 읽지 않는다고 한다. 너무 무서워서.

수술날짜가 9월18일로 잡혀있지만 계속되는 항암 치료에도 불구하고 암세포는 무릎 관절까지 침투, 관절을 포기하고 인공관절을 맞추는 단계를 밟고 있다고 한다.

예정된 날짜에 수술을 할 수 있을지 없을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지만 모든 사람들이 종찬이가 수술을 통해 우리들 품으로 다시 돌아오길 바라고 있다.

자발적으로 성금을 모아 도와주기도 한 거사모 회원들은 태조낚시에 화이트 보드판을 만들어 회원들의 희망의 메시지를 담아 수술 당일 종찬이에게 보여줄 계획이다. 힘내라고. 그리고 용기를 잃지 말라고.

어머니 제씨는 “종찬이 형과 여동생이 소외된 느낌을 받지 않을까, 또 언론에 소개되면 종찬이가 오히려 더 힘들어하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중1 때만 해도 공부를 잘 하던 아들이 중2 들어 성적이 떨어지면서 3학년이 되자마자 공부하라고 닦달해 종찬이가 스트레스를 받아 아프게 된 것은 아닌지 괜히 후회가 된다”면서 “성적이 많이 오르기 시작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녀는 종찬이 뿐만 아니라 거제도에 어렵고 힘든 투병생활을 하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기적이 일어나길 간절히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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