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의 창으로 본 과학 - 공지영 作

▲ 서호건(거제제일고2)
나노는 만물의 지점'이라는 꼭지는 서양철학이 만물의 근원이란 무엇인가를 묻는 그리스 철학자의 물음과 함께 시작한다.

인간은 만물의 척도라고 말한 프로타고라스의 말처럼 인류는 문명이 발달함에 따라 물질의 크기를 측정하는 기술을 발달시켜 왔고, 근대과학은 실험과 관찰을 통해 이를 측정해 왔다. 측정에 필요한 기본적인 것이 바로 단위인데 과학은 거시세계인 우주의 거리를 재기 위해 '광년'을 쓰고, 미시세계인 분자의 크기를 재기 위해 '나노'를 요청했다. 즉 어떤 단위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사물의 정의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우리의 삶에서 각자의 기준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기준이란 것은 먼저 올바른 것이어야 한다는 전제 하에 자신의 삶을 지탱해 주는 중요한 버팀목이 되고, 행복과 불행을 어느 정도는 선택가능하게 만드는 자신만의 장치인 것이다.

내가 누구인가를 묻는다면 나는 내가 매 순간 선택한 것들의 총합이라고 말한다. 선택의 순간에 작용하는 것이 바로 기준이라는 것인데 나는 무엇을 선택하기에 앞서 항상 내가 이 선택을 함으로써 내 생활이 얼마나 즐겁고 행복하고 올바르고 가치 있는 것인가를 염두에 둔다.

물론 매 순간 선택이 후회 없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는 지금의 고교 생활을 웬만큼 만족하며 산다. 설혹 지금이 불행하다고 할지라도 내 기준 즉, 가치관을 존중하고 스스로 인정해 주며 살고 싶다.

나는 이 책을 통해 작은 것이 변해야 큰 것이 변할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됐다. 친구 사이에서, 학급에서, 때로는 내가 사는 지역에서 나는 어떤 모습으로 역할을 다 하고 있는지를 돌아보며 살 필요가 있다. 매일 밥을 먹고, 학교에 가고, 수업을 듣고 반복적인 일상을 살고 있지만 나는 매일 조금씩 달라지고 발전하는 것을 느낀다.

오늘도 새로운 책과의 만남에 뿌듯해 하며 과학과 역사와 미학과 수학 등의 학문 간 접점을 찾아보는 즐거움은 내 삶을 충만하게 해주고, 어떤 상황에서도 나를 지탱해 주는 부드럽고 단단한 기준이 돼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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