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한 어린이집에서 일어난 아동학대 사건으로 온 국민이 분노하고 있다.

보육교사가 4살짜리 여자아이의 얼굴을 때리자 아이가 순식간에 1m 정도 날아가 바닥으로 나동그라지는 모습을 보고 "피가 거꾸로 솟는다" "치가 떨린다"는 반응이 넘쳐나고 있다. 그동안 이런 폭행이 있어왔다는 증거는 맞아 쓰러진 아이가 겁에 질려 울지도 못하고, 무릎으로 기어가 남긴 김치를 먹고, 다른 아이들은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꿇어 앉아 있는 모습에서 드러난다.

할 수만 있다면 내 아이는 내가 키우고 싶지만, 먹고 사는 일이 중요해서 아이들을 남의 손에 맡긴 맞벌이 부모에게는 남의 일이 아닌 것이다. 그렇잖아도 아이에게 미안하고 떨어져 있어도 마음 아파하던 맞벌이 부모에게는 가슴이 먹먹해질 수밖에 없다.

유권자들의 표를 의식해서 무상보육을 밀어붙이자 전업주부가 키우던 아이들까지 어린이집으로 몰렸고, 아이들이 늘어난 만큼 어린이집은 크게 증가해야 했고, 증가한 만큼 교사가 필요하자 정부는 고등학교 학력으로 교육시설에서 65학점만 수료하면 3급 보육교사자격을 주었고, 심지어 인터넷 수업만으로도 보육교사 자격을 딴 사람이 지난 한 해 4만 명 이상이었다.

지금 우리가 염려하는 것은 '어린이집 폭행'에 대한 근본대책을 내 놓으라는 요구가 아니다. 아이를 맡긴 맞벌이 부모를 안심시킬 수 있는 대책을 요구한다. '어린이집 폭행' 문제는 아이를 맡긴 부모를 안심시킬 수 있는 대책의 일환일 뿐이다.

어린이집 방마다 CCTV를 설치하고, 어린이집을 개방형으로 언제든지 부모가 자기 자녀의 모습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고, 보육교사의 처우와 여건개선도 필요하겠지만 CCTV가 없어서, 봉급이 적어서 아이들을 폭행하는 것은 아니다. 강력한 행정규제와 형사처벌이 반드시 필요한건 사실이지만, 문제는 보육교사의 질적 수준을 어떻게 높이느냐가 관점이 되어야 한다.

이번 일은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인문학 경시가 빚어낸 결과다. 인문학은 인간학이다. 인간을 다루는 직업이라면 인문학이 바탕이 된 위에 전문지식을 쌓아야 한다. 인문학 강의 하나 듣지 않고, 인문학 관련 책 한권 제대로 읽지 않고도 자격증을 주는 이런 시스템이 있는 한 교사의 질은 높아질 수 없다.

일정량의 인문학 학점을 취득한 자에 한하여 국가고시를 통해 자격을 취득한다면 그나마 검증의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관련 규정을 손질할 때 이 문제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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