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의회 한기수 의원(민주노동당)
행정의 독단적 행보에 의회 민주주의 무시
다수 시의원, 의회 운영에 "별다른 관심 없다" 일침

"시의원들이 의회 운영에 대해 별 관심이 없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행정의 들러리로 전락한 것 같은 7대 의회의 모습에 답답함을 느낍니다."

3선 시의원으로 7대 시의회 최다선 의원 중 한 명인 한기수 시의원(사진)은 7대 의회에 대한 쓴소리로 말문을 열었다.

한 의원은 "어떤 문제가 있다면 법적인 검토도 해보고, 과거의 비슷한 사례도 살펴보고, 속기록도 뒤지면서 고민을 해야 공부가 된다"면서 "7대 의회가 개원한 뒤 우려되는 일들이 현실화 되고 있어 요즘 들어 생각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의회 민주주의는 최종적으로 표결로 결정될 수 밖에 없다"며 "시의회에서 안건이 부결된다면 그 다음 행정절차를 밟지 않아야 함에도 현재 거제시는 의회 민주주의를 무시한 채 독단적인 행보를 밟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 의원은 "7대 의회 초선의원들, 특히 야당의원들이 시의회에 괜히 들어왔다는 말들을 하고 있다"면서 "시의원의 입장에서 시가 발전하고 변화되는 모습이 보여야 하는데도 그렇지 못한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의 발로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 의원은 막막한 현실이지만 모든 것을 포기한 채 두 손 놓고 있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의원은 "다수당인 새누리당의 의도대로 시의회가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 너무 갑갑하다"며 "의회 내부에서도 의원들을 추스르는 모양새가 돼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 못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의장이 안 되면 부의장이, 부의장이 안 되면 각 상임위원장들이 나서 의원들을 단합하고 바른 소리를 내야함에도 아무도 그런 일을 하려 하지 않는다"며 "공허한 목소리가 될지언정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계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행정의 일방적인 독주를 저지하는 데 힘을 쏟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 의원은 "시민들에게 월급을 받는 시의원인 만큼 최소한 월급 값은 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냐"며 "소수당의 입장에서 일정 부분 끌려가는 형태는 어쩔 수 없지만 기본적인 룰을 지키기 위해서는 기를 쓰고 덤벼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 의원은 조선경기 위축에 따른 지역경제의 침체에 큰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지역 조선산업의 침체를 넋 놓고 두고 볼 수 만은 없다"며 "최소한 행정이 조선산업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보다 적극적으로 모색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의원은 "실제 대우·삼성에서 일하던 근로자 1만 여명 이상이 최근 지역을 빠져나갔다고 하는데 거제시 인구는 반대로 늘어났다"면서 "이제부터라도 거제시에 주민등록을 두고 정착한 시민들을 어떻게 보호해야 할 것인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의원은 "일거리를 찾기 위해 거제에 정착한 주민들이 하나둘씩 빠져나간다면 조선산업 몰락의 단초가 될 수 있다"면서 "조선협력업체에 대한 다양한 지원방안을 강구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협력업체에 대해 지방세 감면 등으로 회사가 쓰러지지 않고 존속할 수 있게끔 도움을 줘야 한다"면서 "필요없는 선심성 예산과 경비를 줄여 협력업체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행정의 발상전환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최근까지 계속되고 있는 지역 아파트 시장의 분양불패에도 우려의 시선을 보였다. 한 의원은 "현재 지역 주택시장은 상당히 왜곡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같다"면서 "신규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계속되고 있지만 원룸과 오래된 아파트의 수요는 거의 없는 실정이어서 어느 순간 한꺼번에 무너질 수 있는 위험성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지역민들에게 소신있는 시의원으로 회자되길 바란다는 한 의원. 그는 "어떠한 판단과 결정을 하는데 좌우논리를 떠나 합리적인 판단을 하는 의원이 되고싶다"면서 "올바른 결정에 대해서는 찬성하고 그렇지 못한 사안에 대해서는 반대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의원으로 남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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