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에 북측 고위급 인사 3명의 왔다가자 우리 내부는 마치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이 5·24 대북(對北) 제재를 해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나아가 늦어도 내년 중에는 남북 정상회담을 가져야 한다는 주장까지 들고 나온다.

생각지도 않던 북측 고위급 인사의 깜짝 방문은 고착된 남북문제에 희망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방문의 목적이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북한이 10위권 진입을 목표로 했던 것이 7위라는 놀라운 성적을 거두자 '경애하는 원수님(김정은)'의 현명한 지도 때문이었다는 것을 선전도구로 삼아 북한 내 인민의 결속을 다지겠다는 정치적 의도 외는 더도 덜도 아니다. 그런 눈치도 채지 못하고 우리 정부의 고위 관계자가 대통령 면담 카드를 제안했다가 보기 좋게 거절당할 수밖에 없었다. 북한은 꿈쩍도 않는데 우리만 법석을 떤 꼴이었다.

지금 일각에서는 5·24 대북(對北) 제재 해제와 금강산관광 재개, 더 나아가 남북 정상회담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5·24조치가 금과옥조는 아니기 때문에 언젠가는  폐기돼야 하겠지만 지금은 시기가 아니다. 천안함에 대한 사과를 받지않았고, 금강산관광 재개도 아직까지 우리 국민의 신변안전에 아무런 확답을 얻어내지 못하고 있다. 북한 고위급 인사가 단순하게 폐막식에 왔다갔다고 이 모든 문제가 상쇄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중국도 만나지 않는 김정은을 우리 대통령더러 만나야 한다고 훈수를 두는 일은 이해하기 어렵다.

남북정상회담만 하면 모든 것이 다 해결될 것이라는 주장에는 동의하지 못한다. 원칙에 따라 먼저 해결해야 할 수순이 있기 때문이다. 남북정상회담이 절대 선(善)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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