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해상 아우르는 초일류 종합플랜트 회사 도약 선언…2020년 매출액 40조원 계획
양사 모두 해양분야 기본 설계능력 없어…일부 전문가 단기 시너지효과 기대 어렵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이 지난 1일 전격적인 합병을 발표하면서 이번 합병이 지역경제에 어떤 영향력을 끼칠지 시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은 이날 이사회에서 합병을 결의하고 '육상과 해상을 모두 아우르는 초일류 종합플랜트 회사'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양사는 이번 합병을 통해 글로벌 초일류 종합 EPC(설계·구매·제작)업체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매출액 기준으로는 2013년 약 25조원에서 2020년에는 40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종합플랜트 회사로 성장할 계획이다.

합병 비율은 1:2.36으로 삼성중공업이 신주를 발행해 삼성엔지니어링 주식 1주당 삼성중공업 주식 2.36주를 삼성엔지니어링 주주에게 교부할 예정이다.

두 회사는 오는 10월27일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하며, 12월1일 합병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이번 합병으로 양사는 2013년 기준 자산 약 22조원, 매출 약 25조원, 직원 수 2만 여명의 거대 회사로 탈바꿈 한다. 

합병을 통해 삼성중공업은 삼성엔지니어링의 강점 분야인 '설계·구매·프로젝트 관리' 능력을 확보함으로써 해양플랜트 사업의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구축하게 됐다. 또 삼성엔지니어링은 세계 최고로 평가받는 삼성중공업의 '해양플랜트 제작역량'을 확보함으로써 육상 화공플랜트 중심에서 고부가 영역인 육상 액화천연가스(LNG)와 해양 플랜트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할 수 있게 됐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이 통합되면 그룹 내 사업조정이 실시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중공업 건설부문이 삼성물산으로의 이전을 점치고 있고,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풍력사업의 규모 축소 등도 예상된다.

삼성중공업은 아파트 브랜드인 '쉐르빌'을 비롯해 타워팰리스 등 초고층 고급 주거 시설을 시공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건설시장 부진 등으로 수익성은 크게 떨어진 상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등록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삼성중공업은 조선 및 플랜트 부문에서 지난 6개월간 6조2000억원의 공사수익을 기록했다.

반면 건설공사에서는 1300억원 수준에 그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나타냈다. 이는 지난 2011년 반기 공사수익인 6000억원의 5분의1 수준으로 급감한 것이다. 또 현재 매출이 나오지 않고 있는 풍력사업 부문도 규모 축소 등의 후속 조치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질적 성장·단기 시너지 없을 것…장기적 관점에서 내다봐야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합병으로 인한 구조조정은 없다"면서 "그동안 회사에서 진행해왔던 경영진단과 일부 문제가 드러난 부분에서 실시한 감사도 8월말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합병에 따른 인력 재배치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인원감축에 따른 구조조정은 없다는 설명이다.

이번 합병을 두고 일부에서는 단기적으로 별다른 시너지 효과를 보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두 회사 모두 해양분야 기본 설계능력이 없다는 약점 때문이다.

두 회사 모두 미래 성장동력으로 해양 플랜트를 선정해 3년 이상 노력했지만 가시적인 성과는 미미했다는 점에서 단기적인 시너지 창출은 다소 힘들다는 분석이다.

또 육상과 해양플랜트사업 부문에서 공통분모는 일부 주요부품 구매에 국한된데다 관리부문도 같이 호흡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라는 점도 합병에 따른 실익이 불분명하다는 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합병 이후에도 재무구조와 삼성중공업의 지나치게 큰 외형은 문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2분기말 기준 양 사의 부채비율은 삼성중공업 225%, 삼성엔지니어링 531%였고 합병법인의 부채비율도 270%로 높게 유지된다.

두 회사의 합산 순차입금도 4조원(삼성중공업 2조 7000억원·삼성엔지니어링 1조 3000억원)으로 적지 않아 합병 이후 재무구조 개선 문제는 계속 불거질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장기적으로 보면 양사 모두에 이득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엔지니어링은 불안정했던 재무구조를 개선, 기존 육상 플랜트에서 해상·심해저 플랜트 확대를 위한 해양설비 투자가 용이해졌다는 분석이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중국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로 수주 가능 영역이 축소되고 있는 상황에서 고부가가치 선박에 대한 엔지니어링 역량을 높일 수 있게 됐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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