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경우든 어린 아이에게 한 체벌은 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것은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져 있다.

미국 뉴햄프셔대학 연구팀은 유아기 때 맞고 자란 아이들이 맞지 않은 아이들 보다 지능지수가 평균 5점 낮은 것으로 보고했다. 연구팀은 '체벌로 인해 아이가 받은 충격적 스트레스는 작은 일에도 쉽게 놀라는 외상후스트레스 장애를 유발시켜 결국 지능지수가 낮아지게 된다'고 밝혔다.

영국 플리머스대학 연구에서는 어려서 부모한테서 맞고 자란 아이가 어른이 돼 맞지 않고 자란 아이보다 암 발생률이 1.7배, 기관지질병 1.6배, 심장병 1.3배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마니토바대학 연구팀이 3만400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맞고 자란 아이들이 자라면서 비만이 될 위험이 높고 그 밖에 다른 건강 장애가 발생할 위험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어릴 때 부모에게 맞고 자란 아이는 자라서 성생활에서 가학적인 성적 취향을 가질 가능성이 2배나 더 높다는 연구나, 체벌이나 학대는 아이에게 지속적인 공포심으로 또래 아이들보다 체구가 더 왜소해진다는 연구도 있다.

맞고 자란 아이가 어른이 되면 때리는 부모가 되고, 거친 말을 듣고 자란 아이가 어른이 되면 거친 말을 쓰는 어른이 된다. 고된 시집살이를 한 며느리일수록 자기가 시어머니가 되면 절대 그러지 않겠다고 천번만번 결심하지만 막상 시어머니가 되면 더 독한 시어머니가 된다.

요즘 전 국민적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軍에서의 구타도 '내가 졸병 때는 맞았으니 이제는 너희들도 맛 좀 봐라'는 식의 그야말로 배운 대로 물려주는 악순환 때문이다.

아이를 오냐오냐 하며 키워도 망친다지만, 아이를 때리면서 키우는 것은 더 문제다. 거제시의 2014년 1분기 아동학대 건수가 경남에서 두 번째 높다는 통계자료를 어른들은 그냥 흘러들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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