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아일랜드 PFV, 유지관리비 대폭 상승·배후시설부지 활용도 제한 등 문제점 많다 난색
지역협의체, 인문학적 측면과 관광 등 여러 분야 고려한 결과…검토결과 입증 자료 요구

▲ 삼성중공업이 제안한 고현항 재개발 조감도. 당시 사업계획에는 수로가 포함돼 있다.

고현항 항만재개발사업의 아일랜드형 수로 계획을 두고 사업자인 거제빅아일랜드 PFV와 지역협의체가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아일랜드형 수로의 설치는 지역협의체가 지속적으로 요구한 15개안 중 가장 핵심이 되는 사안이다.

또 지난달 25~27일 개최된 거제시의회 제168회 임시회에서 시의회도 수로 50m 이상의 아일랜드형 수로 건설방식을 지역협의체와 협의해 중앙연안심의위원회 자료 제출 전까지 결정할 것을 의결한 바 있다.

지역협의체는 친수공간의 확보와 원활한 해수 순환, 해일·홍수 등 자연 재난에 대한 대비, 거제시의 랜드마크 기능을 확보키 위해 아일랜드형 수로 설치를 꾸준히 주장하고 있다.

지역협의체가 검토 요청한 아일랜드형 수로 계획은 서측 삼성중공업 외국인 아파트부터 디큐브백화점 삼거리를 거쳐 고현천이 고현만으로 유입되는 지점까지 매립지 전체를 기존 도심과 이격시키는 수로를 개발하는 것.

폭 30~50m, 깊이 1.5~3m, 총연장 1.3㎞의 규모로서 서측 입구는 물양장과 해양경찰서 입지고 동측 입구는 고현천과 고현만이 접하는 지점이다.

지난 11일 고현항 항만재개발사업 사업자인 거제빅아일랜드 PFV는 지역협의체와 가진 회의에서 아일랜드형 수로에 대한 검토 결과를 발표했다. 먼저 거제빅아일랜드 PFV는 매립지 내측 수로 건설에 따른 해수교환율의 변화를 파악했다.

이를 위해 모델범위 32.8㎞×39.2㎞, 15만7102개의 격자체계, 조석의 4개 분조의 수치모델을 작성했다. 1ppm 농도의 염료를 동일한 영역에 투입해 기존 사업계획안과 아일랜드 수로 검토안을 18일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기존 사업계획안은 26.0%의 해수교환율을, 아일랜드형 수로는 25.8%의 해수교환율을 기록해 해수교환율 증대 효과가 없다고 밝혔다.

이날 거제빅아일랜드 PFV는 아일랜드 수로의 경우 수로 방면으로 유입되는 해수로 인해 일부 구간의 유속감소와 해수정체 현상이 유발되고 급기야 토사 퇴적이 발생될 우려가 있다고 발표했다.

또 고현항이 폐쇄성 내만에 위치하는 탓에 장기적인 수질관리 측면에서 기존 사업계획안이 더 좋은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거제빅아일랜드 PFV는 지역협의체가 관심을 보인 해일·홍수 등 자연 재난에 관해서도 검토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회의에서 거제빅아일랜드 PFV측 관계자는 아일랜드형 수로가 설치되면 침수방지를 위해 장평동·고현동 각 지역별로 별도의 배수펌프장 설치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폭풍·해일 등으로 해수면이 상승할 경우 해수역류와 내수배제 불량으로 기존 시가지가 침수될 가능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

또 거제빅아일랜드 PFV는 해수가 유입되는 개수로의 설치를 최소화하고 육지와 해수면이 접하는 면적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토사가 퇴적되면 해수정체구간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통수단면적이 감소한다는 것.

통수단면적이 감소한 상태에서 육지와 접하는 해수면이 많을 경우 해수범람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재해가 발생할 경우 대피통로가 교량으로 제한되는 탓에 고립에 의한 2차 피해 발생이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거제빅아일랜드 PFV측 관계자는 수로를 설치할 경우 매립지 내의 원활한 교통 흐름을 위해 기존 계획보다 3개의 교량이 추가로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고수위 +1.0m 이상의 교량 형하고를 고려하면 거제대로 침범으로 교량 설치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또 이너하버 구간의 경우 기존 계획된 이너하버 교량과 증설될 교량이 교차하게 되면서 지하도 통과(Under-pass) 방식을 고려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불완전하고 비효율적인 교통체계라는 것.

▲ 거제빅아일랜드 PFV가 제안한 조감도. 이 조감도에는 수로가 포함돼 있지않아 지역협의체와 마찰을 빚고 있다.

거제빅아일랜드 PFV는 수로를 설치할 경우 잠관 또는 중계 펌프실을 각각의 교량마다 설치·운영해야 하기 때문에 유지관리비가 대폭 상승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고현동과 장평동의 기존 오수 차집관로와 매립지 내의 배수관로를 연결하기 위해 배수관로가 수로부를 횡단해야 한다는 이유.

거제빅아일랜드 PFV는 수로를 설치할 경우 배후부지 보호를 위한 호안의 연장길이가 당초 계획안보다 약 1.3㎞ 증가하면서 공사비 증가를 가져올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 호안시설과 접하는 배후부지에 건축물을 시공할 경우 호안구조물 뒤편 채움재와 지하건축물과의 상호간섭 문제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호안선이 길수록 건축물 시공 시 토지사용을 제한해 배후시설 부지의 활용도도 저하시킨다고 주장했다.

거제빅아일랜드 PFV는 최우선적으로 기존 시가지와 유기적으로 연결돼야 할 매립지가 수로에 의해 단절돼 기본적인 보행동선 등 교류 기능과 공간구조가 단절된다고 발표했다.

목적 통행거리가 증가해 접근성이 제한되는 탓에 도시기능의 분담을 수행해야 할 신규 상업·업무지역이 장기간 공동화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 효율적인 토지이용계획에도 상당한 압박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거제빅아일랜드 PFV측 관계자는 "다각적으로 아일랜드형 수로를 검토한 결과 환경 및 재해분야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해 실질적인 기대효과가 달성되기 어려웠다"며 "지역협의체가 제안한 아일랜드형 수로 계획을 무조건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 아닌 만큼 앞으로도 완성도 높은 사업계획을 위해 지속적인 관심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지역협의체는 사업자인 거제빅아일랜드 PFV가 발표한 아일랜드형 수로 검토 결과를 수긍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지역협의체는 친수공간의 확보와 원활한 해수 순환, 해일·홍수 등 자연 재난에 대한 대비, 거제시의 랜드마크 기능을 확보키 위해 아일랜드형 수로를 설치하는 것이 기존 계획안보다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것.

지난 14일 지역협의체 관계자에 따르면 지역협의체는 거제빅아일랜드 PFV측에 이번 검토 결과를 입증하는 자료를 요구했다.

지역협의체 관계자는 "이번 회의에서 거제빅아일랜드 PFV측은 아일랜드형 수로에 대한 검토 결과만 설명했다"면서 "사업자가 일정기간 조사 과정을 거쳐 도달한 결론에 대한 데이터를 제출해줄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거제빅아일랜드 PFV측으로부터 데이터를 넘겨 받는 대로 전문가에게 의뢰해 결과에 대한 검증을 거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아일랜드형 수로를 설치하는 것을 단순히 해수 흐름과 자연 재해 등 공학적 이익에 한정하는 것도 경계했다.

그는 "수로의 설치 계획은 인문학적 측면과 관광 측면 등 여러 분야를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업자측은 아일랜드형 수로 설치로 기본계획이 변경될 경우 사업비가 증가해 적정이윤을 보장받을 수 없다는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며 "시민을 위한 사업임을 자처한다면 사업비 내역을 공개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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