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귀식 칼럼위원

▲ 새장승포교회 민귀식 목사
조선시대에 구전으로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 하나를 하면서 오늘 말씀을 시작하고자 합니다.

조선시대 중엽에 호남평야지역에서 큰 부자로 이름을 날리던 만석꾼 부자가 있었습니다. 이 부자가 어느 날 아주 기분 좋게 자신의 부인과 함께 잠을 자고 일어났는데 그만 자신의 머리가 왼쪽으로 홱 돌아 가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앞을 온전히 바라보지 못하고 옆을 바라보며 살아야 하는 불행이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유명한 의원을 찾아다니며 자신의 고질병을 고치고자 했지만 전혀 차도가 없는 것이었습니다. 절망과 실의에 빠져 있는 이 부자 영감 집에 이름 없는 한 침쟁이가 찾아와서 부자의 얼굴을 보고 하는 말이 자신이 침을 몇 대 놓으면 반듯이 돌아간 그 머리가 정상적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다고 장담을 했습니다.

그러자 그 부자 영감은 그렇게만 해주신다면 돈은 얼마든지 드리겠다고 약속을 했습니다. 그러자 장담을 했던 그 침쟁이는 그 부자 영감에게 부탁하기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오천냥만 주십시오” 그랬습니다. 그랬더니 그 부자 영감이 하는 말 “오천냥이 아니라 오만 냥을 줄터이니 제발 내 머리만 제대로 돌아오게 해주시오”하고 간청했습니다. 

이제 시간을 정해서 침쟁이의 침술이 빛을 발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 침쟁이는 자신의 침통에서 은으로 된 긴 침을 수십개 꺼내더니 부자 영감의 몸 여기저기를 꽂고 몸을 돌려가면서 침을 놓기 시작했습니다.

온 몸에 꽂아 놓았던 침을 오랜 시간이 지난 후 그 몸에서 제거하는 순간 옆으로 돌아가버렸던 목이 언제 돌아갔었느냐는 듯이 완전히 제 자리로 돌아와서 정상적인 모습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부자는 뜻하지 않게 자신의 목이 제 자리로 돌아오자 오천 냥의 거금을 지불하기가 아까운 생각이 들어 깎으려고 했습니다.

“오천 냥은 너무 많은 것 같고 한 삼천 냥만 하면 어떻겠소?”하고 그 용한 침쟁이에게 질문했습니다.

그 무명의 침쟁이가 그렇게 하시라고 했더니 이 부자영감 삼천 냥도 줄려고 하니 그 돈도 아까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하는 말이 “큰 밑천도 들지 않았는데, 삼천 냥은 너무 많은 것 아닙니까? 그냥 일천 냥으로 합시다” 그랬습니다.

그러자 그 무명의 침쟁이가 그 부자 영감의 질문에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하는 말이 “예 큰 밑천은 들지 않았지요. 그런데 다시 재발하지 않도록 완전히 고치기 위해서는 침을 한 번 더 맞아야 합니다” 그러면서 부자 영감을 다시 깔아놓은 이불위에 눕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다시금 열심히 침을 놓았습니다.

놓았던 침을 다 뽑아 가지고 그 침쟁이가 그 집을 떠나가려고 하는데 그만 그 목이 다시금 예전과 같이 돌아 가버리고 말았습니다. 그 침쟁이가 떠나가면서 하는 말이 “밑천도 들지 않았는데 제가 감히 어떻게 돈을 받을 수가 있겠습니까?” 그러면서 어디론가 사라지고 말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이야기입니다. 내게 주어진 은혜, 내게 주어진 사랑, 내게 주어진 축복, 그 은혜와 그 사랑과 그 축복을 귀하게 여기면서 감사로 화답하지 않고 계산적이고 속물적인 모습을 보일 경우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것이 잘못될 수 있고 허사로 돌아갈 수 있음을 시사하는 이야기입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애굽이라고 하는 초강대국의 통치를 430년 동안 받으면서 엄청난 고통의 나날을 보내며 종살이를 했던 민족이었습니다. 강대국 애굽의 지배를 받으면서 피눈물 나는 어려움을 경험한 민족이었습니다.

자유도 평화도 인권도 행복도 모두 다 강탈당한 채 일하는 짐승과 같은 쓰라린 나날을 보낸바 있는 민족이었습니다. 이들 이스라엘 민족이 하나님의 도우심을 입어 자유와 해방을 맞보게 됩니다.

하나님께서는 준비된 지도자 모세를 애굽으로 보내어 놀라운 이적을 들어내게 하시며 바로의 두 손을 들게 하셔서 출애굽하게 하시고 자유와 해방을 맞보며 약속의 땅, 젖과 꿀이 흐르는 땅, 가나안을 향하여 나아가게 하셨습니다.

그런데 출애굽기 16장에 보면 자유와 해방을 얻게 된 이스라엘 백성들이 자신들을 노예의 신분에서 자유케 하신 하나님과 지도자 모세에게 감사로 화답하며 영광 돌리는 것이 아니라 시내산 가까이에 있는 신 광야에 도착했을 때, 이들 이스라엘 백성들이 입에 담을 수 없는 격한 말로 원망하는 모습을 발견하게 됩니다.

왜 우리를 이 삭막한 땅 광야로 인도하여 배고파 죽게 하느냐고 아우성을 쳤습니다. 그 결과 이들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은 광야에서 40년 동안 많은 고난과 시련을 당하며 옛 습관과 잘못된 모습을 교정 받게 됩니다. 만약 이들이 불평과 원망을 하지 않고 감사로 온전히 영광을 돌렸다고 하면 약속의 땅 가나안에 일찍 들어갔을 것이고 보다 더 나은 축복을 경험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이제 2014년도 전반기를 은혜가운데 보내고 새로운 후반기가 시작되는 7월입니다. 내게 베푸신 하나님의 은혜와 부모님의 사랑, 주변에 있는 모든 지인들의 섬김과 도우심에 감사하면서 은혜에 보답하는 삶이 되어야 할 줄 믿습니다. 주어진 은혜에 응답하면서 사는 삶이 자신을 복되게 하는 삶임을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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