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옥 거제백병원 수간호사

 “거제는 나를 세상에 나게 했고, 나를 간호사로 만들어 주었으며, 나를 간호사로서 새 삶을 살게 해 준 어머니 품과도 같은 곳입니다.”

정말 신나게, 친절하게 일하는 간호사로 환자들로부터 칭찬이 자자한 조정옥(47·신현읍 양정리) 거제백병원 수간호사(주사실).

그녀는 사등면 두동마을에서 태어나 기성초등학교, 성포중학교, 통영여고를 거쳐 진주보건대학을 졸업하고 1982년 간호사가 됐다.

당시 거제에서 그것도 여자의 몸으로 대학을 가기란 말 그대로 ‘하늘의 별따기’였다고 한다.

그녀는 “지금에 와서 하는 얘기지만 당시 아버지는 ‘먹고 살기도 어려운데 애들을 가르치려 하느냐’는 핀잔 아닌 핀잔을 들으면서까지 동네 어르신들에게 등록금을 빌려 우리들을 가르치셨다”고 했다.

당시 고모부였던 진주보건원장의 권유로 진주보건대학에 진학, 공부를 시작한 것이 지금에 이르게 됐다고 한다.

1982년부터 시작한 서울에서의 간호사 생활을 접고, 지난 1995년 어머니가 있고 그녀의 어린 시절 기억이 고스란히 베여있는 고향으로 내려와 거제백병원 간호사로 새 삶을 시작했다.

“고향마을 어르신들이 현재의 저를 보고는 ‘그래도 그때 그렇게라도 너거 아버지가 공부시켜 놓으니까 거제백병원 수간호사가 안 돼 있나, 참 보기 좋다’라고 말하신다”면서 “이 분들에게서 받은 은혜를 조금이라도 보답할 수 있게 돼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며 고마워했다.

간호사라는 직업에 대해 그녀는 “환자를 사랑하는 마음에서 나를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을 알아가는 즐거움과 일에 대한 긍지를 알 수 있는 정말 세상에 꼭 필요한 감사한 직업”이라면서 “중학생인 늦둥이 딸에게도 권해주고 싶은 아름다운 직업”이라고 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환자가 있느냐는 물음에 그녀는 “지난 6월말 할아버지가 나에게 전해준 ‘보호자(할머니)는 병원비 버느라 보호자 노릇도 못하는데 바쁜 간호사가 보호자 노릇까지 해주니 어떻게 감사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쪽지편지를 건네받고 눈시울이 붉어졌다”면서 “앞으로 이 편지를 고이 간직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1995년과 지금의 환자를 비교하면 환자들의 나이가 많이 젊어졌고 그 수가 많아졌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다. 요즘 젊은이들이 아침을 거르는 것도 이유일 수 있다”면서 “아침밥을 매일 먹으면 지금보다 훨씬 건강해 질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간호사가 되려는 학생들에게 그녀는 “먼저 사람을 좋아해야 하고, 일에 대한 자긍심이 필요하며, (정신적·육체적) 건강이 뒤따라야 한다”면서도 “무엇보다도 봉사와 희생정신을 기본으로 일에 대한 열정이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거제백병원에서의 간호사 생활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한 일상이기에 항상 신이 난다. 거제에서 최고로 멋있고, 아름다운 환경을 가진 백병원에서 일 한다는 게 즐겁기만 하다”는 그녀.

“나에게 생명을 주고, 새 삶을 준 고향 거제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삶으로 보답하고 싶다”는 그녀의 작은 소망이 꼭 이뤄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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