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는 주체인 사람과 객체인 자연이 어우러져 정신과 혼을 불어 넣은 문화적 산물로 그 지역의 정체성을 알 수 있는 귀중한 자료다.

전에는 문화재를 단순한 보호와 관리라는 소극적 보존의 개념이었다면, 지금은 문화재가 가져다주는 높은 경제적 부가가치 때문에 각 지방자치단체는 적극적인 문화재 관리로 그 개념이 바뀌고 있다. 1999년 10월 15일 문을 연 '거제도 포로수용소 유적공원'이 바로 문화재사업으로 성공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거제포로수용소는 거제만이 가지고 있는 역사적 재료다. 그러기 때문에 잔존건물이나 잔해들이 더 이상 훼손되거나 사라지지 않도록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우리는 문화재 관리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첫째, 너무나 허술하기 짝이 없는 문화재 관리를 시에만 맡기지 말고 문화계와 교육계 그리고 시민단체와 언론이 관심을 가지고 나서줘야 한다. 행정만 믿고 있는 사이에 귀중한 문화재들이 지금도 훼손당하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둘째, 문화재로 인하여 해당 지역주민들의 생활이 불편한 것이 사실이다. 등록 문화재인 경우에는 법적보호를 받지만 미등록 문화재는 토지 소유주가 협조해 주지 않으면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 그렇다고 그들의 불편과 경제적 손실을 뻔히 알면서도 문화재니까 지켜 달라는 요구도 무리다. 가장 합리적인 방법으로 시가 보상하고 매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셋째, 시는 문화재를 보존, 관리에 부족한 예산타령만 해서는 안 된다. 담당자들의 철학적 인식과 사명감이 먼저여야 한다. 포로수용소 잔존유해들의 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면서 예산부족만 탓하는 태도는 옳지 못하다. 거제시는 체계적인 점검을 통해 종합적인 관리에 나서주기를 바란다.

넷째, 문화재 업무는 문화재에 대한 전문 소양과 능력을 갖춘 전문인이 필요하다. 이 분야를 전공한 '학예연구직'의 채용을 검토해 주기 바란다. 우리 모두가 앞장 서 소중한 문화유산이 멸실되거나 사라지는 일이 없도록 문화재 관리에 최선을 다해줄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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