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란 역사가 그 바탕이 되고 역사는 문화재라는 존재에 의해 확인된다. 그냥 보면 단순한 돌덩어리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그 속에 과거에 살았던 인간들의 흔적이 묻어 있고, 그 시대의 사회상을 추론해 낼 수 있는 귀중한 유품이다. 그러므로 문화재는 소중히 보관하여 다음 후손에게 물러줘야 할 사명이 오늘에 사는 우리에게 있다.

거제는 지정학적으로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섬인데다가 왜구의 침략이 잦아 중·근세의 문화유산이 다른 곳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 그러나 선사시대의 유적은 다른 지역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 옛날 청동기시대의 대표적인 무덤인 고인돌(支石)의 경우 문화재로 지정된 청곡·지세포·학산 지석묘 외에도 71기가 있다.

고인돌은 상고시대의 역사와 문화를 알 수 있게 하는 좋은 자료다. 고인돌이 많다는 것은 거제가 그만큼 먹거리가 풍부한 살기 좋은 터전으로 거제에는 오래전부터 사람들이 군락을 이루며 살았다는 증거가 된다. 거기에 고인돌의 상석 크기는 당시 주인공의 막강한 권력을 암시해 준다.

거가대교 접속도로 신설공사 때 장목 대금리 일대에서 총 166기의 주거지, 고상건물지, 고인돌이 발견됐다.

시(市)는 이중 문화재로써 가치가 있는 것은 수장고로 옮겼지만 그때 발견한 고인돌 중에 가장 큰 상석은 교육용으로 활용하기로 하고 대금학생수련원에 옮겼으나 수련원측이 제대로 된 시설을 요구하자 이를 철거해, 길도 없이 인적이 드문 산모퉁이에 방치해 버렸다.

안내표시판은 커녕 잡초 속에서 한낱 별 볼일 없는 돌멩이로 전락하고 말았다. 문화유산은 한 번 손상되면 다시는 원상대로 회복시킬 수 없다. 그리고 지금 그대로 두면 얼마 지나지 않아 이 돌이 고인돌이었다는 사실조차도 모르게 될 것이다.

문제의 고인돌을 빠른 시일 내 옮길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옮겨질 장소로는 거가대교 대금휴게소가 가장 적합할 것으로 생각된다.

고인돌의 출처가 대금리 일대였고, 또 휴게소에 드나드는 많은 사람들에게 거제는 일찍부터 사람이 살았던 유서 깊은 곳임을 알려주는 것이 거제사람의 긍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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