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거제시장애인부모회

“중증 장애아들은 홀로 삶을 살아 수 없고 이는 고스란히 부모 등 가족의 몫이 되는 게 현실입니다. 지역사회가 재가 장애인 문제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랍니다.”

지난 2001년 10월 창립총회를 갖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사)거제시장애인부모회(회장 공길여).

현재 장애인 자녀를 둔 거제지역 부모 1백여 가구가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는 장애인부모회는 장애자녀에 대한 양육과 재활에 대한 정보를 교류하고 자녀들이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는 복지사회실현을 목적으로 묵묵히 자신들의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옥포종합사회 복지관에 장애인 주간보호시설인 ‘낮은 울타리’를 운영하고 있는 장애인부모회는 지난 4월 장승포에 분사무소를 개소, 더 많은 재가 장애인들이 교육과 휴식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종일반과 오전·오후반으로 운영되고 있는 주간보호시설은 일반 및 특수학교 고등부를 졸업한 성인 장애인들이 이용하고 있다.

대부분 정신지체나 중복장애를 갖고 있는 이들은 종이접기나 도예활동 등 개개인의 수준에 맞는 교육 프로그램을 수행하고 있고 천연비누를 제작, 포장과 판매를 병행, 자립과 재활에 나서고 있다.

또 매년 6월 회원 가족 등 2백여명이 참여하는 한마음 가족행사를 열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고 낮은 울타리 봉사단이 지역 내 자원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여름방학과 겨울방학 동안 ‘희망이 자라는 열린 학교’를 운영, 장애인 학생들이 연속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25명의 교사와 1백여명의 학생, 다수의 중·고등학교 자원봉사자가 참여하는 열린 학교는 장승포 애광원 교실을 빌려 운영된다. 올 겨울엔 학생들의 수가 많아 14개 학급을 운영했을 정도로 장애인 학생들의 참여와 호응이 높다.

박철수 사무국장은 “거제지역에서는 교사를 구하기 힘들어 대부분 타 지역에서 모집해야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반복학습을 해야 하는 장애인 학생들의 특성 때문에 잠시라도 쉴 틈이 없다”면서 “부모·형제들에게 양육에 대한 부담을 줄이고 학생들의 교육성과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많은 활동을 하고 있는 장애인부모회지만 재가 장애인에 대한 시민들과 행정의 무관심이 가장 가슴 아프다고 말한다.

특히 가족과 연고지 문제 등으로 사회복지시설 입소가 불가능한 재가 장애인들을 위한 단기 보호시설 건립이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장애인부모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장애인 주간보호시설과 분사무소로는 회원 가족들과 장애인 부모들의 어려움을 감당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회원들은 “집안의 경·조사가 생길 때나 가족이 병원에 입원하는 경우가 생기면 장애인 자녀를 맘 놓고 맡길 곳이 없어 큰 어려움을 겪는다”면서 “하루라도 빨리 주간보호시설이 생겨 가족들의 어려움을 덜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회원들의 회비와 후원금, 국고보조금 등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한 예산은 언제나 회원들에게 어렵고 힘든 부분으로 작용하고 있다.

주간보호시설 공간이 협소해 이용 인원은 한정돼 있고 이들을 실어 나르는 차량도 2대 밖에 되지않아 남부지역 장애인들의 이용은 현실적으로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이같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회원들은 부모회의 발전과 육성방안에 모든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공길여 회장은 “24시간 동안 장애인 자녀를 돌보는 부모들은 속으로 피눈물을 흘린다”면서 “더 많은 장애인들을 돌보지 못하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고 아쉽다”고 말했다.

공 회장은 또 “행정에 단기보호 시설 인가를 신청한 상황”이라고 설명하고 “예산이 확보되지 않더라도 인가만 해준다면 회원들의 힘으로 어떻게 하든 운영을 해 나가겠다. 또 그럴 자신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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