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항이던 고현항에 인공적인 변형으로 막대한 공사비를 투입해서 도심 구조를 확대하겠다는 발상이 현실화 될 듯 하다. 알려진 바로는 오는 24일 거제시와 해양수산부, 사업시행자 측이 협약을 체결하기로 하고 본격적인 사업 시행을 서두르고 있다.

이 사업은 일찍부터 시민들의 찬반 양론이 엇갈려 왔다. 기본적인 발상의 저변은 날로 조밀해지는 고현 지역의 도심화가 원인이겠지만, 이 사업이 자칫 크고 작은 산지와 하천을 유입하는 협곡 형태의 자연항에 무리한 변화를 가져와 환경적 불합리와 폐해를 불러 올 수도 있다는 우려들이 점증돼 왔다.

꼭 전문적인 식견이나 안목이 아니더라도 우선 계룡산을 끼고 흐르는 크고 작은 물줄기와 연초천을 거슬러 오르는 조수간만 시의 유수 문제, 고현천과 인근 주거및 상가 지역의 밀착에 의한 오염 문제 등이 눈에 띄는 걱정거리였다.

지금도 매립지인 중곡동 일대와 연초천의 유휴공간을 거닐면 매립에 의한 부작용이 눈에 잡히고 썰물에 검게 드러난 하천바닥이 흉물스러운데 과연 이 사업을 시행할 분들의 해결 능력이 어디까지인지 궁금하기만 하다.

문제는 이 사업이 이제 수면 위로 떠올랐고 대체 무슨 조화인지 알 길이 없었던 많은 시민들이 이제는 변화의 실체를 따져 볼 시기가 되었다는 점에 있다. 과연 이 사업이 자연환경의 쾌적함을 무산시킬 독소가 될 것인지, 분잡한 도심의 숨통을 트이게 할 명소가 될 것인지 가까이 들여다 볼 때가 되었다는 뜻이다.

지금 대표적인 시민단체가 지적하는 점들이나 우려의 목소리가 당연히 반영되어야 하고 이 사업이 도심 교통난 해소와 거시적인 도시계획구도에 활력이 되는 방향으로 진척되어야 한다는 전제적 찬성론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한 걸음을 나서기 전에 두 발짝 물러 서 생각할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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