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수주액 작년 2배…드릴십·초대형 컨테이너선 등 고부가 선박 싹쓸이

국내 조선업계가 긴 침체의 터널을 벗어나 마침내 반등의 기지개를 펴고 있다. 올해 들어 저가 물량공세를 펴온 중국마저 큰 격차로 따돌리며 확고한 세계1위 자리를 구축했다.

지난 5일 국제 해운·조선 시황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2월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량은 313만1387톤(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94만642톤)보다 61%나 늘었다.

이에 따라 세계 조선시장 내 점유율도 27.6%에서 42.3%로 크게 오르며 중국(31.4%)을 멀찌감치 따돌렸다. 중국은 같은 기간 299만2009톤에서 올해 1~2월에는 232만5455톤으로 감소했다.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금액 역시 70억1800만 달러로 지난해 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국내 조선사들의 실적호조는 고부가가치선박 수주에서 나온다. 현재 세계 조선시장은 해양시추용 드릴십 같은 특수선박과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주도하고 있는데 주요 물량을 국내 조선사들이 사실상 싹쓸이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값 싼 벌크선과 유조선 등에 집중하고 있으며 선주들의 주문도 뜸한 상태다. 특히 지난해부터 미국의 셰일가스 개발 붐에 힘입어 부산물인 액화석유가스(LPG)를 실어나를 가스선 발주가 크게 는 점도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실적에 힘을 보태고 있다.

경기 회복세를 반영하는 상선 수주량도 증가했다. 국내 조선 3사는 같은 올 들어 총 68척의 상선을 수주, 전년 동기(12척)보다 무려 6배 이상 늘어난 실적을 거두고 있다. 수주액도 77억9000만 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해운시황은 작년부터 상승세가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선박 거래가격을 지수화 한 '선가지수' 역시 지난해 4월까지 126으로 바닥선을 유지하다 이후 8개월 연속 상승해 지난달 초 135까지 회복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리스, 독일 등 유럽 선주들이 2~3년 후 업황 개선을 기대하며 선투자에 나서고 있다"며 "지속적인 발주물량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