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일광 칼럼위원

'남자한테 참 좋은데, 남자한테 정말 좋은데, 어떻게 표현할 방법이 없네. 직접 말하기도 그렇고' 어느 식품회사의 사장님이 직접 출연하여 억센 경상도 발음의 푸념형식 멘트로 대박친 광고다.

'산수유'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전남 구례군 산동면 산수유마을이다. 이 전형적인 시골마을에 노란 산수유꽃이 피기 시작하면 마치 노란 물감을 엎질러 놓은 듯이 온 동네가 노랗게 물이 든다. 지금부터 약 천 년 전 중국 산동성에서 시집온 처녀가 가져와 처음 심은 시목지(始木地)로 '산동'이라는 마을 이름이 생긴 배경이기도 하다. 지금은 전국 생산량의 63%를 차지할 만큼 최대군락지를 이루고 있다.

산수유의 과육은 정기를 모으는 역할을 하지만, 씨는 내보내는 반대 성질을 가지고 있어 술이나 차로 먹을 때는 과육만 이용한다. 옛날 산동처녀들은 산수유 씨를 분리해 낼 때 입에 열매를 물고 오물오물 치아를 사용한 탓에 앞니가 닳아 다른 마을 처녀들과 구별되었다고 한다.

산수유의 주효능은 허약한 콩팥의 생리기능 강화와 정력증강 효과를 들 수 있다. 가을에 빨갛게 익은 산수유는 적색기속(赤色奇俗)에 따라 9월 9일 중구절(重九節)에 주머니에 담아 몸에 차고 있으면 사기(邪氣)를 물리친다고 믿었다. 《삼국유사》에 보면 도림사(道林寺) 대나무 숲에 바람이 불면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다"라는 소리가 들려 왕이 대나무를 베어버리고 산수유나무를 대신 심었다는 기록으로 보아 오래 전부터 산수유나무는 우리 생활 가까이에 있었던 것으로 보아진다.

산수유 제품은 대부분 산수유 함유량이 80% 이상이다. 이번에 산수유 함량 0.8%에 니코틴산을 과다 첨가하여 먹으면 전신마비나 호흡곤란 등 부작용을 일으키는 '가짜 산수유' 1,100萬 봉지 시가로는 수백억 원어치를 만들어 유통시킨 일당이 적발되었다.

이들은 주로 부산·경남 일대의 공단지역에서 제품을 판매했다니 더 기가 찬다. 올해는 먹는 것으로 장난치는 일만은 없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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