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일광 칼럼위원

메밀가루나 밀가루를 반죽해 소를 넣고 빚어서 굽거나 찐 음식이 만두다. 만두의 기원은 제갈량이 남만정벌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노수라는 강가에 도착했는데 너무나 풍랑이 심해서 도저히 건널 수가 없었다. 사람들이 말하기를 그 강에는 황신 (荒神)이 살고 있어 풍랑을 일으키는데 그럴 땐 49명의 사람머리를 바치면 풍랑이 가라앉아 무사히 강을 건널 수 있다고 했다.

그때 제갈량은 밀가루로 사람의 머리모양으로 만들고 그 안을 말과 양의 고기로 채워 황신에게 제물로 바쳤다. 그러자 노수는 잠잠해졌는데 남만인들은 제갈량이 바친 음식 때문으로 생각해 '신을 기만하기 위한 머리'라는 의미로 '만두(饅頭)'라는 이름을 붙였다. 혹자는 '남만의 머리'라는 의미라고도 한다.

이때 빚은 사람 머리 모양의 만두가 남만에서부터 북방으로 전해져 오늘날 중국의 대표 음식 중 하나가 됐다. 우리나라에는 언제 전래되었는지 정확한 기록이 없지만 <고려사> 충혜왕조에 '만두를 훔쳐 먹는 자를 처벌하였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볼 때 고려시대에 수입됐다고 추정할 수 있다.

고려가요인 쌍화점(雙花店)에 나오는 '쌍화' 역시 밀가루를 발효시켜 소를 넣고 찐 음식으로 조리법이 중국의 만두와 같은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선중엽까지도 만두는 상화(床花, 霜花)로 불린 기록도 쌍화가 만두였다는 점을 입증한다.

중국 시진핑 주석이 점심시간이 되자 베이징 중심가 허름한 만두 가게를 불쑥 찾아 시민들과 함께 만두를 먹는 모습이 세계의 뉴스거리로 등장했다. 시 주석은 줄을 서서 기다린 끝에 고기만두와 돼지 간볶음 3,650원어치를 사 일반인들과 똑 같은 모습으로 자리에 앉아 그릇을 깨끗이 비웠다.

만두는 중국에서 가장 서민적인 음식이다. 이 소박한 시진핑의 점심 한 끼의 모습에 중국인들은 환호했고 모든 국민의 마음을 끌어당겼다. 지금 중국은 ‘청렴’을 최고의 화두로 내세우고 있는 판에, 화려한 요리를 즐기던 관리들은 시진핑의 이 모습에 속이 뜨끔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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