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사, 시황부진 이유로 가격인하 요구…철강업계, 원자재가 상승 등 인상 불가피

조선경기 부진으로 인하된 후판가격에 대한 인상 움직임이 철강업계에서 감지되고 있지만 조선사들은 시기상조라며 오히려 가격인하로 맞불을 놓고 있다.

포스코·동국제강·현대제철 등 철강업체 3사는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인 반면 조선업계는 시황 부진이 여전한 만큼 아직은 이르다며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조선 빅3 등 조선사들은 동결도 아닌 가격인하를 요구하고 있는 반면 포스코를 비롯한 철강업계들은 가격인상 방침을 고수 중이다.

후판 가격은 지난 2011년 톤 당 110∼120만 원 대를 형성했지만 조선경기 부진으로 줄곧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현재는 범용재부터 고급재가 톤당 70∼100만 원 사이에서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선박용 후판은 제 가격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 정설"이라며 "그나마 작년부터 주요 조선사들의 선박 수주량이 늘어 올해 하반기에는 다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선박용 후판 가격이 워낙 떨어진 상태여서 이번에 협상이 잘 되더라도 수익성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여 철강업체들 간의 후판 판매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철강업체들은 어느 정도 선에서 타협을 기대하고 있다. 업체간 무리한 가격경쟁을 해가며 고객을 뺏기보다는 타사의 기존 수요를 감안한 경쟁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는 "최근 현대제철이 소폭의 가격인하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며 "현대중공업의 새해 후판 구매량이 약 40∼50만 톤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일단 현재 가격에 납품을 하고 추후에 변화된 가격을 소급 적용하는 식으로 협상이 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조선사들은 후판 업체와 개별협상을 진행하며 공급가격 인하를 종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아직 협상이 끝나지 않은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 가격 역시 큰 폭의 인하를 요구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국내·외 후판 업체들의 판매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으로 새해를 여는 철강업계를 더욱 우울하게 하고 있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