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소리 치는 어린이집, 부모들은 발만 '동동'…공백기간 위한 '아기 돌보미'도 생겨

▲ 거제시가 전국 최고수준의 출생률을 보이고 있지만 유·아동보육 및 교육시설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나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거제시가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출생률을 기록한 가운데 다산의 명성에도 불구하고 유·아동 수용시설 및 교육기관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민원지적과에 등록된 거제 신생아 수는 2012년 3456명, 2013년 11월 기준 2685명으로 집계됐고, 2012년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나타내는 조출생율에서는 15.16명으로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높은 소득 수준과 양대 조선소로 인해 청년비율이 높은 것이 이유로 분석되고 있다.

현재 아동복지에 대한 수요는 다양·복잡해지고 있으나 정부아동정책의 양과 질은 모두 낮은 수준으로 정부지출 또한 복지프로그램의 양과 질의 저하로 나타나고 있다.

2013년 한부모 가족 418세대 1063명, 부자가족 70세대 182명, 모자가족 331세대 846명, 미혼모가족 10세대 21명으로 나타났다.

현재 거제지역에는 어린이집 국공립 8개, 사회복지법인 4개, 법인단체 등 2개, 민간 90개, 가정 114개, 직장 4개로 총 222개소로 시간 연장 어린이집은 17개소, 5~7세가 다니는 유치원은 공립 1개, 병설 28개, 사립 23개로 총 52개소가 개원해 있다.

0~5세 아동은 1만9870명인데 비해 어린이집 정원은 국·공립 571명, 사회복지법인 351명, 법인단체 등 143명, 민간 5555명, 가정 2175명, 직장 365명으로 전체 정원은 9160명에 불과하다. 또 유치원 정원은 국립 1264명, 사립 4169명으로 총 정원 5433명 비해 5~7세 아동은 8783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민원지적과에 따르면 거제시 0~7세 인구는 고현동 4279명, 옥포1·2동 3965명, 장평동 2940명, 상문동 3904명, 수양동 2711명, 아주동 2305명, 사등면 1011명, 능포동 1012명, 장승포동 219명, 마전동 758명, 연초면 884명, 하청면 289명, 장목면 160명, 일운면 532명, 거제면 358명, 동부면 142명, 둔덕면 121명, 남부면 48명으로 집계됐다.

반면 거제시 어린이집은 고현동 44개, 옥포동 33개, 수양동 34개, 아주동 26개, 상문동 25개, 장평동 24개, 연초면 8개, 능포동 7개, 장승포동 6개, 마전동 1개, 사등면 6개, 거제면 5개, 하청·일운면 각 2개, 동부·장목·둔덕·남부면 각 0개가 있다.

거제시 유치원은 고현동 8개, 옥포동 6개, 장평·상문동 각 5개, 수양동·사등면 각 4개, 아주동·연초면 각 3개, 동부·거제면 각 2개, 둔덕·남부·장목·일운·하청면·장승포·능포동 각 1개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가 밀집된 도심지역에는 아이들이 넘쳐 어린이집과 유치원이 부족한 반면 남부·둔덕·동부면과 같은 외곽지역의 경우에는 아동의 수가 적어 수급 불균형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쌍둥이 자녀를 둔 김 모(34)씨는 "아주동의 경우 택지개발지구로 많은 아파트들이 들어서고 있는 가운데 사립 유치원은 장흥사유치원 1군데 밖에 없어 맞벌이부부가 늘어나면서 자녀를 유치원 및 어린이집에 맡기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면서 "3명을 모집하면 100명이 지원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아이는 많고 어린이집과 유치원과 같은 교육기관은 부족하다보니 유별난 아이가 있을 경우 어린이집에서 오히려 아이를 봐주지 못하겠다며 전화를 해 아이를 맡길 데가 없는 맞벌이 부모들은 어린이집에 빌고 있는 실정"이라고 갑과 을의 뒤바뀐 실정을 토로하며  "회사의 이른 출근시간과 어린이집 오픈시간이 맞지 않아 그 공백시간에 아이를 돌봐주는 '아기 돌보미'까지 생겨났다"고 밝혔다.

또한 2014년부터 보건복지부에서는 초과보육 금지를 원칙으로 해 거제시 맞벌이 부부들은 아이를 키우기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출산 장려 정책과 함께 아이 낳기를 독려하는 사회 분위기와 반대로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의 근심은 날로 깊어지고 있다.

시설부족은 물론 교육의 질이 떨어질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으며 거제시 또한 떠밀기식으로 수수방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제시 여성정책과 보육담당과 관계자는 "내년 3월에 20개가 넘는 어린이집이 개원할 예정이나 유치원은 2개소가 신설 예정"이라며 "국공립 유치원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거제교육지원청 초등교육담당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유치원이 부족한 것은 아니나 아동 인구가 밀집한 장평·아주 등과 같은 동지역에는 자리가 부족하고 사등·동부 등 면지역에는 자리가 남는다"고 말하며 "내년 사등면과 문동에 새로운 유치원이 개원할 예정이며 아주동의 경우 유치원을 설립 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으나 부지를 정하지 못해 아직은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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