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소 헌혈 전도사 김학래 씨
고등학생 때부터 헌혈, 지금까지 35회의 헌혈과 헌혈증 기부로 존귀한 생명을 살려

주사바늘은 어린 시절부터 우리에게 공포의 대상이다. 따끔 하는 찰나의 순간이 무서워 눈을 질끈 감고 울음을 터뜨렸던 기억은 누구나 한 번쯤 가지고 있을 것이다.

헌혈을 하기 전 가장 긴장되는 순간 또한 주사바늘이 팔목을 찌를 때다. 그 공포의 순간을 이겨낸 일 초의 찡그림 뒤에 우리는 수 백 명의 생명을 살리는 숭고한 사랑을 실천할 수 있다.

대우조선 HSE 기획안전 관련 부서 김학래(34) 대리는 학창시절부터 가족들과 함께 작은 사랑을 실천해왔다. 고등학교 때 경험한 첫 헌혈은 부모님 그리고 남동생과 함께 집 근처 헌혈의 집을 방문했을 때다.

평소 헌혈을 자주하시는 부모님을 보고 자랐기 때문에 헌혈은 어른이 된다면 당연히 해야 하는 통과의례라고 생각했다는 김 대리. 대학을 가기 전까지 헌혈은 매 달 있는 가족 행사 중 하나였다.

봉사정신이 투철한 훌륭한 부모님 밑에서 자란  덕분에 군대에 있던 남동생은 위급상황에 처한 사람에게 직접 수혈을 하기도 했다고.

결혼한 지 2년 차인 김 대리는 "헌혈은 건강한 몸을 가지고 있다면 누구나 쉽게 큰 어려움 없이 할 수 있는 봉사"라고 밝히며 "지금 현재 두 살배기 쌍둥이 자녀 육아문제로 봉사단체에 가입해 봉사를 할 시간이나 재능기부를 할 수 있는 재주는 없지만 개인적으로나마 열심히 헌혈을 해 남을 돕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헌혈은 자신의 건강 체크와 고귀한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다"며 "또한 헌혈증 기부는 백혈병환자를 비롯해 위급한 환자, 수혈을 할 돈이 없어 수혈을 받지 못하는 가난한 분들에게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나에게도 남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헌혈을 많은 사람들이 실천하고 나아가 따뜻한 헌혈증 기부 문화도 실현하면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지난해 11월 헌혈 30회가 넘어 은장을 받았다는 그는 "상을 받기 위한 목적은 아니었지만 은장 수상은 자극제가 됐다"며 "헌혈을 하기 전에는 금주와 등산·걷기운동을 하는 등 건강관리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강원도 강릉에서 2007년 대우조선에 입사해 처음 거제로 내려오게 된 그가 가장 크게 아쉬워하는 점은 거제에는 '헌혈의 집'이 없다는 사실이었다.

"대학을 다닐 때는 시간 날 때마다 틈틈이 헌혈의 집을 방문해 헌혈을 했지만 지금은 분기별로 회사에 경남혈액원 헌혈버스가 오는 날만을 손꼽아 기다린다"며 "다른 지역의 헌혈의 집 경우 차 한 잔 마시며 쉬다갈 수 있는 공간으로 시설이 잘 꾸며져 있지만 거제에는 헌혈의 집이 없어 무척 안타까웠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대우조선소의 헌혈전도사인 김 대리는 "회사동기들에게 헌혈을 하자며 강요보다는 권유를 하고 있다"며 "헌혈을 하는 사람들에게 복지적인 혜택이나 몇 %의 세금감면이 이뤄진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헌혈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개선점을 말하기도 했다.

그는 "자녀들이 자란다면 함께 유니세프나 초록우산에 정기적으로 후원을 함께할 계획이며  가족 모두가 함께 봉사할 생각"이라면서 "부모로서 먼저 모범을 보여줘야 아이들이 행동으로 보고 배운다"고 마지막 포부를 전했다.

대한민국의 상표로 세계로 수출하는 선박을 만드는 대우조선해양의 일원인 그가 헌혈을 통해 거제시민은 물론 대한민국의 건강까지 헤아리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없는 일이며 마음까지 건강한 젊은이라는 사실은 한 해를 마무리 하는 지금, 사회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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