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룡산·옥녀봉 등 높은 산들이 전파 방해
주파수 배정·중계시설 등 근본 대책 절실

"육아스트레스와 고향에 대한 향수로 라디오라도 들어보려고 가정용 오디오를 구입했었는데 라디오 수신이 안돼 몇 년째 장식품으로 사용하고 있어요."

라디오 난청에 대한 거제시민들의 불평은 쏟아지고 있지만 문제 해결이 여전히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장평동에 거주하는 가정주부 김모(36) 씨는 "집이나 차 안에서 라디오를 제대로 들을 수 없는데도 거제시에서는 아무런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불평했다.

난청에 대한 불만은 이뿐만이 아니다. 운전자 박모(53) 씨는 "라디오를 듣다가 장승포에 들어서면 끊겨 중요한 부분을 놓치게 될 뿐 아니라 옥포에서도 라디오 잡음이 심하다"고 말했다.

특히 고현·중곡·장평지역은 10만명이 넘게 사는 인구 밀집지역으로 하루 수 만대의 차량이 지나다니고 있으나 고질적인 난청지역으로 주민들과 운전자들의 불만이 이어졌다.

중곡·장평 육교 지나는 구간, 옥포 국산사거리 등 부분적으로 특정 지역에 들어서면 라디오 수신이 잘 되지 않아 청취자들의 분통과 함께 불만이 커지고 있다.

김모 씨 뿐만 아니라 자동차 운전자들 역시 거제 시내 곳곳에서 잡음 섞인 라디오 방송으로 인해 불편을 겪고 있었다. 하지만 거제시는 난청지역 원인과 위치조차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거제시 문화공보과 관계자는 "라디오 수신의 경우 전파방해를 받는 곳이 어딘지는 부산전파관리소에서 관리하기 때문에 해결을 건의 한 적이 있지만 전파에는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그는 "난청지역을 파악하기도 힘들고 방법도 없고 처리할 권한이나 권리도 없다. 방송국과 전파관리소가 주파수 배정과 중계시설 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치 않아 민원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역 특성상 계룡산·옥녀봉 등 높은 산이 많은 것도 라디오 난청해결에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부산전파관리소 관계자는 "지역별로 송신소(거점)가 있는데 창원과 김해 경계에 있는 불모산에 송신소가 있다"며 "전파는 문제가 없지만 거제는 계룡산과 옥녀봉 등 높은 산이 전파를 막아 수신이 약한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근본적인 해결을 하기 위해서는 전파를 가리는 장애물을 없애야 한다"며 "좌우로는 전파가 들어가나 남쪽으로는 수신이 잘 안 가기 때문에 아파트 자체나 저층 안방 대부분은 수신이 어려울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그는 "중계기를 달면 수신에 혼선을 가져오기 때문에 어려운 실정이어서 방송국에서 혼선이 나지 않게 기술적 검토와 심사 허가가 내려져야 한다"면서 "이 문제는 마산 MBC·KBS 창원과 같은 각 방송국에 연락해 전계강도측정을 통해 난청지역인지 아닌 지를 확인해 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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