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애영 (사)거제시 나잠(해녀) 회장

▲ 김애영 거제시나잠회장
“호이~ 호이~”
해녀들이 15m 아래 물 속으로 내려갔다 물 위로 올라오면서 가쁜 숨을 몰아쉬는 소리다.

김애영씨(51)는 제주도 서귀포시 남원읍 신례리가 고향이다. 나이 스물을 갓 넘기고부터 물질을 시작했다.

그녀가 고향 제주를 떠나 거제도 사람이 되려고 온 것은 1986년. 남편, 아이 둘과 함께 제주도와 기후조건이 엇비슷하고, 살기 좋다고 해서 시고모가 있는 거제도로 오게 됐다고 한다. 대부분의 제주 해녀들이 거제도로 온 사연은 그녀와 크게 다르지 않다. 결혼을 하고 거제도로 왔느냐, 거제도에 와서 결혼을 했느냐의 차이 뿐이다.

처음 거제도에 와서 물질할 때만 해도 전복, 성게, 멍게, 해삼, 가리비, 청각, 청초 등이 많이 잡혀 큰 어려움이 없었지만 지금은 예전의 30% 수준에 불과해 사는 것이 예전 같지 않다고 했다.

해녀들은 해녀복(고무슈트 2-3㎏)에 납덩이(8-10㎏)를 달고 작업을 하기 때문에 모두 날씬(?)하다고 자랑한다.

그녀는 다른 해녀들(평균적으로 2분)에 비해 호흡이 짧아(1분40초 정도) 빠르게 내려가 손동작을 빨리해 해산물을 딴다고 했다. 그래야만 다른 사람과 비슷한 양을 캘 수 있기 때문이란다.

자맥질해서 10여m 물속으로 들어갈 때 무슨 생각을 하냐는 질문에 “수십가지 생각을 하게 돼요, 오늘 저녁 찬거리는 뭘로 하나, 애들 운동화도 하나 사야 되고, 남편 생일이 언제쯤이지 등 여러가지 생각을 하면서도 눈에 보이는 해산물은 본능적으로 캐게 된다”고 했다.

해녀들이 물질해서 얻는 평균 수익은 월 1백50만원-2백만원 정도란다. 가끔씩 선주를 잘 못 만나면 캔 양보다 수익을 못 받는 경우도 생긴다.

또 어촌계와 선주들간, 선주와 선주간에 보이지 않는 자리싸움과 신경전, 그리고 인근 통영의 선주들까지 거제도로 들어와 작업을 하는 등 보이지 않는 선주들의 전쟁(?)이 해녀들로서는 큰 어려움 중에 하나라고 전했다.

그래서 그녀는 해녀들의 권익보호와 보다나은 삶을 찾기 위해 올해 3월 (사)거제시 나잠회를 창립, 초대회장을 맡았다.

그녀는 “해녀들은 장인정신을 가진 전문 직업인으로 최고급 수출역군이지만 국가에서 공인받지 못한 기능인으로 대우 받고 있다”면서 “최소한 물질 때 옷을 갈아입을 수 있는 탈의실 겸 휴게실(해녀회관) 건립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또 “해녀들의 안정적인 수익 확보를 위한 방안으로 해삼 전복 등 종패를 살포할 수 있는 나잠회 어장을 만들 수 있도록 거제시가 도와줘야 한다”면서 “20-50년전 거제도로 건너온 제주 해녀들의 거제도 사람이 되려는 작은 노력이 헛되지 않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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