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해양경찰서 지세포 출장소 노세운 소장
구조라 출신 해양경찰 31년, 남다른 사명감으로 바다의 파수꾼 자처

통영해양경찰서(서장 박찬현)는 지난 15일 거제시 일운면 지세포에 위치한 장승포파출소 지세포출장소 청사 신축 준공식을 개최했다.

1991년에 지어진 협소하고 낡은 건물을 탈피해 3개월에 걸쳐 완공된 신축건물은 노세운 지세포 출장소장에게 있어 남다른 경사가 아닐 수 없다.

"대문은 필요없다." 지세포 출장소를 지을 당시 노 소장이 했던 말이다. 누구나 쉽게 찾아 들어올 수 있게 열린 마음의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 지나가는 어민들을 불러 커피 한 잔 대접하며 담소를 나누는 휴식의 공간이 그가 바라는 진정한 해양경찰서의 모습이다.

구조라에서 태어나 지세포에서 자란 노 소장은 항상 바다와 함께 했다. 바다는 그의 생활이자 삶의 터전이다. 어린시절 바다는 그에게 아픔이었다. 바다가 앗아간 아버지와 동생, 그 뼈아픈 상처가 오랜시간 그의 가슴을 짓눌렀다.

거제수산업고등학교(현 거제제일고)를 졸업하고 해양경찰 전경으로 군산에서 3년 동안 함정근무를 하게 되면서 바다를 지키는 파수꾼이 되고자 마음먹었다는 노 소장.

그는 소중한 사람을 잃은 아픔을 딛고 지역을 위해 봉사하자는 마음 하나로 해양경찰에 입사했다. 그리고 지금의 바다는 자신이 지켜야 하는 희망이 됐다.

고향에 대한 애착이 많았던 노 소장은 울산·군산을 거쳐 구조라에서 3번 근무하는 등 거제도에서 오랜 시간 근무하며 지역 발전에 앞장 섰다.

출·입항하는 선박들의 안전조업 활동, 해난구조 및 해상치안 뿐만 아니라 지역의 관광명소나 맛집을 묻는 관광객들에게 친절을 베풀며 '다시 찾고 싶은 거제도'를 만드는데 큰 이바지를 하고 있었다.

노 소장은 "우리가 선두에 서서 치안질서 및 거제관광안내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원이 충분하지는 않지만 손길이 닿는 데까지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나고 자란 고향에서 근무를 하다 보니 지역소식을 누구보다 빠르게 접하는 것은 물론 지역민들에게 경찰에 대한 불신을 없애고 애착과 믿음으로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노 소장은 항상 어민들의 회의나 수협 회의 등에 자체적으로 참여하며 지세포 지역민들에게 "언제든지 내를 좀 부려 먹어주소"라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자신의 직업에 대한 사명감과 자부심이 남다른 그에게도 돌리고 싶은 시간이 있었다.

"장승포에서 근무하던 11월 어느 날 지심도 육상에서 낚시를 하던 부부가 있었다. 남편이 부인 보는 앞에서 실족하고 낚시용 구명조끼를 입고 있었음에도 파도가 많이 쳐 던져준 밧줄도 못 잡을 정도로 힘이 빠져있었다. 급한 마음에 바다 속으로 뛰어 들어 그를 구조한 뒤 대우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사망했다"며 그 때의 안타까웠던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낚시객이나 선장·어업종사자 분들은 구명조끼를 꼭 착용하길 바라고 배를 전속력으로 달리지 말고 무전기나 전화로 정보를 항상 교환해 위험 사고를 예방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퇴임까지 6년이 남았는데 퇴임하는 그 날까지 내 지역을 지키고 주어진 임무를 충실히 하고 싶다"고 소망을 전하는 그는 영원한 거제인이며 지역의 바다를 지키는 파수꾼임이 분명해 보였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