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에 기록되지 않았으나 역사보다 뜨거운 이야기, 탁월한 시재와 출중한 용모로 당대 남성들을 매혹시킨 여성 ‘황진이’가 2007년 새로운 모습으로 탄생, 관객들과 만난다.

‘접속’과 ‘텔미썸딩’, ‘썸’에 이어 네 번째로 메가폰을 잡은 장윤현 감독은 1백억원의 제작비와 1년여의 기획, 프리프로덕션, 금강산 촬영을 포함한 7개월간의 촬영을 거친 끝에 ‘황진이’를 완성시켰다.

영화 ‘황진이’는 조선시대 사대부의 시각에서 전승돼 던 기존 줄거리를 파격적으로 허무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이 같은 파격의 미학은 비극적 사랑 그 이상의 비극적 사회상을 영화 속에 담아낸다.

어렸을 적부터 ‘황진이(송혜교)’를 흠모해온 노비 ‘놈이(유지태)’는 ‘황진이’의 출생의 비밀을 발설해 혼담이 깨지게 만든다.

이 때문에 ‘황진이’는 허위와 위선으로 가득 찬 양반 사대부에 대한 복수심으로 ‘놈이’와 첫 관계를 맺고, 송도의 색주가인 청교방의 기생으로 들어가게 된다.

이후 죄의식으로 괴로워하던 ‘놈이’는 화적으로 떠돌고, ‘황진이’는 뛰어난 미색과 기예로 양반 사대부의 허위를 희롱한다.

이번 영화에서 ‘황진이’역을 맡은 ‘송혜교’의 변신은 기대 이상이다. 누구도 예상 못한 비밀스런 사랑을 하는 그녀는 ‘황진이’가 보여주는 단호한 면에 집중한다.

또 ‘놈이’를 연기한 ‘유지태’도 원작의 기골이 장대한 호남형의 남자와 비슷한 이미지를 보여주며 살아생전 애틋한 마음으로 손 한 번 잡아보지 못한 연인의 모습을 그려낸다.
6월5일 CGV거제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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