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브론 감독관 스티브 혼씨, 대우조선 직원 주례 맡아

미국인 스티븐 혼씨(48)가 대우조선해양 직원 강도원씨(31·해양HSE 설계팀)의 결혼식에서 주례를 맡았다.

대우조선에 1조원 규모의 해양플랜트 ‘아그바미 FPSO’의 주문주 감독관을 맡고 있는 스티브씨는 하모(참장어)회와 닭갈비, 김치를 너무 좋아해 스스로를 ‘토종 한국인’ ‘옥포 기러기 아빠’라고 칭한다.

강도원씨와의 인연은 아그바미 프로젝트 생산이 시작되던 2005년 5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강씨는 “선체 블록 탑재가 지연돼 새벽 3시까지 일을 하게 됐는데 스티브씨가 그 시간에 작업완료 확인을 하러 회사로 나와 있어 일에 대해선 확실하구나 싶었죠”라고 말했다.

스티브씨도 햇수로 3년째 접어드는 강씨와 대우조선의 만남에 대해 “우리는 DSME 대 쉐브론이 아니라 하나의 안전보건 그룹이다. 그러니까 세계 최대의 1조원짜리 프로젝트를 4백90만 시간째 무사고로 달성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의 말과 눈빛에서 ‘외국인 주례’라는 특별한 인연은 이렇게 만들어졌다.

강씨의 결혼식이 있던 날. 스티브씨는 그의 보물 1호인 금빛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일주일을 꼬박 걸려 만든 주례사를 읽어 내려갔다.

그는 주례사에서 “한국의 뿌리 깊은 문화 속에 녹아있는 부부애를 영원히 지키면서 살아달라”면서 새 출발하는 부부의 인생을 인도하는 주례로서의 당부를 잊지 않았다.

스티브씨는 “신뢰와 열정을 몸소 실천하는 대우조선해양인들의 책임감, 성실감을 아주 높이 산다”면서 “올 8월 아그바미 프로젝트가 끝나면 나이지리아로 가겠지만 내 가족이나 다름없는 강도원씨를 보러 다시 내 고향 한국으로 돌아올 것”이란 말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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