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째 반포지효 실천 - 여태명·김영희부부

12년째 병든 노모를 봉양하며 ‘반포지효(反哺之孝)’를 실천하는 30대 효자부부가 있어 5월 가정의 달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감동의 주인공은 거제소방서 소방행정과 여태명(39·소방교) 반장과 김영희씨 부부.

여씨부부는 결혼과 동시에 불의의 교통사고로 뇌사상태에 빠진 홀어머니(주문금·66)의 대소변을 받아내는 등 12년째 지극정성으로 모시고 있다.

‘긴 병에 효자 없다’는 말이 이들 부부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오로지 어머니가 건강해지기를 바라며 다른 합병증 없이 살아주는 어머니가 고맙기만 하다.

일찍 남편을 잃고 혼자 4남매를 키워오던 주씨는 지난 97년 추석날 친척집에 다녀오다 교통사고를 당해 뇌사상태에 빠졌다. 다행히 자식들의 극진한 병수발로 의식을 회복했으나 아직까지 거동도 못한 채 자리에 누워만 지내고 있다.

▲ 여태명씨.
엎친데 덥친 격으로 교통사고와 동시 형마저 대장암에 걸렸다. 어려운 집안사정을 감안한 형은 병명을 숨기며 제대로 된 치료조차 받지 못하고 뒤늦게 대장암 수술을 받고 투병하다 2005년 저세상으로 떠나고 말았다.  

모친 병수발을 위해 여동생들도 다니던 직장을 그만뒀다. 고생하는 오빠 부부를 조금이나마 돕기 위해서였다.

여 반장의 아내 김영희씨는 결혼하자마자 신혼의 달콤한 꿈은 접어둔 채 시어머니의 병수발에 매달려야만 했다. 여느 신혼부부 다 즐기는 영화관람은 꿈조차 꾸지 못하고 단둘이 외출 한 번 마음 놓고 못했다.

집에서 혼자 누워 있는 어머니를 생각하면 집을 비우는 자체가 스트레스였다. 그런 자식들의 마음을 아는 어머니 주씨는 “집안의 걸림돌인 나만 없으면 가족 모두가 편안하게 잘 살텐데 완쾌하지도 못하고 죽지도 못해 자식들에게 짐만되고 있다”고 말해 주위의 안타까움을 더 하고 있다.

하청농협(조합장 원기안)은 이 같은 소식을 접하고 최근 열린 ‘새농촌 새농협 한마음대회’에서 이들부부에게 효자상을 수상했다.

효자상은 수상한 여 반장은 “자식으로서 부모에 대한 은혜에 보답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인데 오히려 상을 받으니 부끄럽다”며 “부모가 계심으로 인해 내가 존재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생각할 때 자연스럽게 우러나오는 정성이 효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전문적인 재활치료와를 꾸준히 받으면 다시 일어설지도 모르는데 가정형편상 쉽게 결정할 수 없는 것이 죄스럽기도 하다”고 말하면서 “두 아이 잘 키우고 묵묵히 어머니 병수발에 전념하는 아내가 고맙고 안쓰럽기도 하다”며 미안함 마음을 드러냈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