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인조잔디 설치학교 1곳도 없어…기존 인조잔디 발암물질 검출 등 위험성 높아
시민 "안전한 운동장 만들어야" 요구…업계·교육청, 관리비 적지만 설치비 많아 '난색'

거제에 인조잔디운동장이 설치된 학교가 13곳인 가운데 이중 친환경인조잔디가 설치된 곳은 한 군데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지 1042호(2013년 4월 24일자)에 게재된 "우리도 운동장에서 마음껏 뛰어놀고 싶어요" 제하의 기사에서 업체들이 친환경 소재로 충진재를 제작함으로써 기존의 고무충진재를 대체하는 추세임이 언급된 바 있지만 아직까지 거제의 각 학교 인조잔디 운동장에는 친환경소재가 적용되지 않고 있다.

인조잔디는 폴리염화비닐리덴 폴리에틸렌 나일론 폴리프로필렌 등 화학물질을 주재료로 해서 만들어진다.

그 자체가 화학물질의 합성으로 만들어지다보니 학생들이 운동하는 과정에서 50도 이상의 고열이 발생해 화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으며 아토피 등 피부질환과 비염, 기관지염 등 2차 감염의 가능성도 높다.

또 여기에 잔디의 탄력유지를 위해 폐타이어를 재활용한 고무칩을 충진재로 뿌려주는데 이 고무칩에서 발암물질로 알려진 '이소프로필알코올(IPA)'이 기준치보다 수십 배 이상 검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안전관리공단에 따르면 IPA는 주로 납땜이나 장비세척용으로 사용되는 것으로 중추신경계는 물론 눈과 피부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며 장기간 노출되면 폐울혈과 신장손상 등의 증상도 불러올 수 있는 위험물질이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게다가 고무칩은 1~2년만 지나면 딱딱해져 아스팔트 위에서 경주하는 것처럼 부상위험이 높으며 여름철 고온에 노출되면 독성물질을 내뿜기도 한다.

이에 비해 친환경 인조잔디는 코코넛 섬유질에서 추출한 천연소재 충진재가 물을 머금을 수 있는 등 흙과 비슷한 성질을 띠고 있어 여름철에 자연스러운 온도조절이 가능하며 고무충진재를 사용할 때처럼 고무 분진이 날리지 않아 인체에 무해한데다 복원력과 내구성이 뛰어나 관리비용도 적게 든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기존 학교 인조잔디를 친환경 인조잔디로 교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업계와 거제교육지원청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일단 교체하고 나면 관리비용은 적게 들겠지만 교체하는 데 드는 비용이 기존 인조잔디 설치비용과 맞먹는다"면서 "큰 예산이 소요되는 만큼 대대적인 교체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거제교육청 관계자는 "인조잔디 하나를 설치하는 데에는 1억 이상의 예산이 든다"며 "경남도교육청에서 지침이 내려오지 않은데다 예산상 문제로 당분간 교체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