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범평전 - 정경환 著

'백범평전'은 나처럼 시대적인 배경, 당시에 처해진 환경조건 등을 자세히 알지 못 하고 겉핥기식의 지식을 가진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는 책인 것 같다. 책 내용 중에는 철학적인 인용문들이 많이 사용 되었는데, 사실 잘 알지 못하는 내용들이라 다소 어려운 부분이 있었지만 덕분에 새로운 지식들을 많이 알게 되어 유익했던 것 같다. 나는 백범 김구 선생님을 어느 정도는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백범평전을 읽으면서 그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구나 하는 것을 깨달았다.

책을 읽어 내려가면서, 김구라는 사람의 존재는 근현대사 그 자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 사람의 삶이 역사인 것이다. 현재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가슴 속에 훌륭한 인물로 새겨져있는 사람은 확실히 다른 면모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일생을 읽노라면 한편의 소설책을 보는 것 같다. 어떻게 하면 자신의 뜻을 이루기 위해 목숨조차 아깝지 않게 여기며, 수많은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으면서도 겸손히 자신을 낮추는 인격이 만들어질 수 있을까? 백범의 일생을 쭉 읽으면서 세상 살아가는데 어떠한 열정도, 뜻도 없는 나를 돌아본다.

지금의 우리나라는 나라를 위해 스러져간 수많은 사람들의 피의 결과물이다.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란다는 말처럼 우리나라도 민주주의를 위한 운동에서 죽음을 불사르는 고난과 역경을 겪어야만 했다. 하지만 이런 그들의 노력과 업적을 부정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백범 김구는 일본으로부터의 독립은 물론이고, 독립된 후에도 갈등과 분열이 없는 통합된, 억압과 통제가 없는, 자유와 다양성이 만개하는 그런 나라를 꿈꿨다. 지금 우리나라가 독립을 한지는 벌써 반세기가 더 넘었지만, 실제적으로 독립을 했다고는 할 수 없다. 독립을 스스로 쟁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조선은 미국과 소련의 개입으로 인해 독립이 되었기 때문에 그들의 이익에 따라 남과 북으로 갈라지는 상황이 되었고, 남북의 첨예한 이념의 대립으로 인해 민족상잔이라는 비극까지 맞는다. 만약 백범 김구가 암살만 당하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우리나라의 역사는 판이하게 달라졌을 것이다.

백범의 국가관이 다소 이상적이기는 하지만, 그가 우리나라 초대 대통령이 되었더라면 분명 암적 존재였던 친일파들을 처단하여 정의를 실천했을 것이다. 친일파를 청산하지 못하여 민족의 정기도 바로 세우지 못하였고, 또 현재의 수많은 고위인사들이 친일파의 후손인 것을 생각하면 정말 속에서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진심으로 우리나라의 미래가 암담한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한평생 독립을 위해 일본에 굴하지 않고 싸우며, 필요하다면 목숨까지 내던졌던 독립 운동가들의 후손들은 현재 제대로 된 대접이나 보상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 최근 독립 운동가였던 구익균 선생은 국립묘지 안장 거부까지 당했다.

그러나 현재 친일파의 후손들은 고위인사 자리에 앉아 권력을 손에 쥐고 있거나, 대부분이 호위호식하며 풍족한 생활을 하고 있다. 자신의 조상이 과거 저질렀던 일들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말이나 어떠한 반성의 기미조차 없이. 과연 정의라는 것이 존재하기는 한 것일까?

우리나라 국민들은, 먹고사는 일에 이리저리 치여 경제 발전만을 외쳤던 탓에 우리 스스로 무언가를 창조해 내거나 상상력을 발휘할 수 없는 고착상태에 빠졌고, 남들과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또 그것을 여과 없이 받아들여주는 문화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나는 내 나라를 사랑한다.

대한민국이 내 모국이라서가 아니라, 우리나라는 작지만 저력이 뛰어난 나라이고, 발전가능성 또한 무궁무진한 나라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점은 정말 안타깝다. 백범의 상해의 함성처럼 이제 우리는 이러한 문화발전의 함성을 외쳐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용기가 없어 독립운동에 앞장서 하지는 못하였어도, 어떻게 하면 도울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작으나마 도움을 보탰던 소시민들이 3.1운동을 통해 거리로 쏟아져 나와 만세를 부른 것처럼, 앞으로는 '내가 무슨 도움이 되겠나'가 아닌 '나 하나라도 도움을 보태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살아야겠다. 소수가 모여 언젠가는 다수가 될 것이다.

민예린 (대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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