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유아 2만500명 중 어린이집 이용 8000명…유아 천명당 보육시설 전국 최저 2위
보육교사 과중한 업무에 수급도 원활치 않아…업계 "법령 개정·신설 필요" 한목소리

최근 일부 어린이집에서 교사가 원생을 폭행하거나 보조금을 부정수급하는 사건이 발생하는 등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지만 어린이집의 절대 부족, 보육교사의 과중한 업무 등 정작 어린이집 자체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등한시되고 있다.

거제에는 현재 219개의 어린이집에서 8086명의 원생들을 돌보고 있다. 이에 비해 지난 21일 현재 거제에서 어린이집을 다닐 수 있는 만 0~5세까지의 영·유아수는 2만500명에 달해 절반도 수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통계포털(www.kosis.kr)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거제의 유아(만 0~4세) 1000명당 보육시설 수는 11.94개에 불과하다.

이는 24.14개의 진주시와 24.63개의 양산시에 비해 절반에 불과하며 10.95개인 전남 여수시에 이어 전국에서 2번째로 적은 수치다.

이같은 수치는 거제가 해마다 3000명의 신생아가 태어나는 출산율이 높은 도시지만 정작 자녀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싶어도 보낼 수 없는 가정이 많다는 것을 방증한다.

게다가 올해부터 무상보육이 본격화되면서 어린이집의 수요도 덩달아 급증해 해마다 20개의 어린이집이 신설되는데도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거제시는 어린이집의 설치인가에 제한을 두지 않고 수요 맞추기에 급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말까지 30개 이상이 신설돼 250개 가량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 주민생활과 관계자는 "가정에서 보육하는 가정이 많아진 것을 고려했을 때 어린이집이 300개 가량 되면 수요가 어느 정도 맞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내년쯤이면 300개 가량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고현·옥포 등 도심지역 어린이집의 경우 대부분 정원을 꽉 채워 운영하고 있어 교사 1인당 돌봐야 할 어린이가 많다보니 보육교사들이 업무과다에 시달리고 있다.

하지만 어린이집이 수익을 낼 수 없는 비영리시설이어서 신설이 쉽지 않다는 점 때문에 이 문제를 해결하는데 어려움이 예상된다.

거제의 어린이집 교사들의 점심시간을 제외한 평균 근로시간은 9시간30분이다. 이는 보육업무 외의 업무도 보육교사들에게 주어져 발생하는 것으로 최근 들어 전국적인 문제로 대두되면서 '영유아보육법'에 명시된 교사 1인이 최대 돌볼 수 있는 영유아의 수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행 '영유아보육법' 제17조 및 같은 법 시행규칙 제10조에 따르면 만 0세는 교사 1명당 3명, 만 1세는 교사 1명당 5명, 만 2세는 교사 1명당 7명, 만 3세는 교사 1명당 15명 등 교사 1인이 최대 돌볼 수 있는 영유아의 수를 규정해 놨지만 보육의 질 향상과 보육교사의 처우개선을 위해서는 이보다 더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고현의 한 어린이집 교사는 "아이들을 돌보는 것 외에 다른 업무를 처리하다 보면 밤 9시가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며 "솔직히 과중한 업무에 지치는 게 사실"이라고 호소했다.

모 어린이집 원장은 "보육교사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 수를 더 늘리고 싶어도 쉽지가 않다"며 "보육교사에 대한 처우개선은 우리도 바라는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보육시설 종사자 입장에서 어린이집이 많이 생겨 보육의 질도 높아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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