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 러시아 근로자 대상 한글사랑방 운영

러시아 및 파키스탄 등에서 온 외국인 근로자들이 ‘한글사랑방’에서 한글 교과서를 편 채 수업중이다.

“‘조션소’가 아니라 ‘조선소’에요. 자, 정확하게 다시 한 번 따라 해 보세요” “ ‘조선소’ 맞아요! 정확하게 잘 발음하셨어요.”

지난 14일 저녁 7시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기술연수원 교육장. 한글 수업이 시작된 교실 안이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낯설고 머나먼 땅 한국으로 일하러 온 외국인 근로자의 언어장벽 허물기에 한창이다.

선생님이 칠판에 ‘ㄿ이라고 적자, 모두 ‘기역’라고 외친 후 볼펜으로 꾹꾹 눌러가며 노트 위에 열심히 받아 적는다. 하지만 몇 줄 되지 않아 글씨는 삐뚤빼뚤, 크기도 들쑥날쑥이다.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사장 김징완)에서 한국어 배우기 열풍이 불고 있다. 지난 26일 삼성중공업 기술연수원 교육장에서 협력사 소속 러시아인 20명과 파키스탄 국적 10명의 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한글교실’ 개강식이 열렸다. 

삼성중공업 사내봉사단 금싸라기 장학회 소속 20명의 봉사자들은 내년 4월말까지 매주 월요일, 목요일 두 차례 한국어 전도사로서 활동하게 된다.

이들은 간단한 러시아회화를 익혀 외국인 근로자와 서로 소통할 수 있게 함은 물론 한국을 보다 더 이해시키기 위한 문화체험 및 봉사활동 등도 함께 벌일 예정이다.

삼성중공업 한글교실은 이 뿐만 아니다. 매주 3차례 외국인 엔지니어들을 비롯한 외국인 선급, 선주들의 열띤 호응 속에 운영되고 있는 또 다른 한글 교실은 지난 2003년 1월부터 시작하여 올해로 만 5년째.

이 수업은 한국 요리 만들기 체험, 한국 노래 부르기, 한국영화 보기 등의 다양한 커리큘럼을 통해 사내 외국인 사원들에게 한국어에 대한 흥미를 일깨워 주고 한국 생활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양경숙 대리(42·해양PM2팀 MOSVOLD)는 “학생들이 외국인이라 새로운 대상에 대한 기대와 러시아인이라 생소하고 그들의 언어도 이해하기 어려워 많은 걱정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호응이 좋을 줄 몰랐다”며 “한글사랑방을 통해 이들과 상호 문화차이를 좁혀 나가는 기회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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