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덕규 칼럼위원

▲최덕규 거제불교거사림 지도법사
하늘이 내린 축복의 땅 거제도에 5월이 오면 신록이 온 섬을 메우고 바다는 맑고 바람은 더욱 부드럽다.

자연이 주는 맑고 깨끗한 환경, 세계최고의 조선산업단지, 한국 최고의 경제소득지역, 마을마다 흘러나오는 자비로운 인심, 거제도는 누구나 와서 살고 싶어 하는 그런 고장이다. 거제도에 사는 사람들이 오늘날 이런 혜택을 누리는 것은 과거에 무수히 선한 인연을 많이 지었기 때문이리라.

이것은 부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가르침 인과(因果)의 법칙(法則), 즉 선한 인연을 지으면 선한 과보를 받게 된다는 선인(善因) 선과(善果)의 법칙이다. 

지금부터 2500여 년 전 석가모니 부처님은 이 땅에 오셔서 우리들에게 이런 가르침을 주셨다. 이 세상의 존재하는 모든 것은 덧없이 흘러가서 사라져 간다. 우리가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자기의 생명도 가족도 생로병사(生老病死)의 수레바퀴를 따라 굴러간다. 이런 진리를 제행무상(諸行無常)이라 한다. 이렇게 잠시 머물렀다 곧 사라질 것을 붙잡으려고 몸부림치니 인간의 삶이 고통스럽고 허망하다.

우리가 머무는 이 세상을 사바세계라고 한다. 즉 무상하고 고통스러운 세상이라는 뜻이다. 아무리 좋은 것도 곧 변하여 사라져 간다. 그러나 우리는 이 세상에 더욱 오래 머물려 하고 더욱 많은 것을 가지려고 한다. 이것을 탐욕(貪慾)이라 한다.  

내가 더 많이 가지려면 다른 사람의 것을 빼앗아야 한다. 반대로 상대 역시 내 것을 뺏으려하니 이웃 간에 원망과 분쟁의 씨앗이 된다. 이로 인하여 분노가 생기고 갈등과 전쟁이 끝없이 일어난다. 이것을 분심(忿心) 즉 성내는 마음이라고 한다. 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이다.

인간은 항상 분수에 넘치는 것을 취하려고 하고 이것을 얻고 지키지 위하여 분노에 차서 남들과 싸우느라고 하루도 행복한 날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 우리는 왜 날마다 더 많이 취하려고 이웃들과 싸우고 실패하며 좌절하는 삶을 살고 있을까? 그것은 바로 무지하기 때문이다. 내가 더 많이 가지려고 하고 남들은 그러하니 결국 서로 싸우다 죽고 마는 것을 모르기 때문이다. 이것을 어리석은 마음 무지한 마음 즉 치심(癡心)이라 한다.

인간의 삶이 고통스럽고 행복하지 못한 것은 바로 이 세 가지 마음 때문이다. 탐욕심, 분노하는 마음, 어리석은 마음, 이 세 가지를 삼독심(三毒心)이라 한다. 이 세 가지 마음으로 인해 내 마음에는 항상 풍파가 일고 행복하지 못하다.

인간은 누구나 잘 살고 싶고 그러기 위해서 더 많이 가지려고 한다. 그러나 내 분수에 맞는 선에서 멈출 줄 알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지금까지 이룬 것들까지 다 잃어버릴 수 있다. 내가 행복하려면 분수에 맞는 삶을 사는 것이다. 우리가 분수에 넘치는 욕심을 부리면 이에 따른 과보(果報)가 반드시 오게 된다.

반대로 남들과 더불어 살아가려는 마음, 나보다 못한 사람들에게 자비심으로 도와주는 삶을 살면 이에 대한 선한 과보를 받게 된다. 복을 받으려면 복의 씨앗을 심어야 한다. 그것이 나의 당대에 이뤄지 않으면 자식의 세대에서 실현된다.

그러므로 내가 심은 씨앗이 자라서 빨리 열매를 맺지 않는다고 조급히 굴지 말자. 씨앗이 싹을 틔우려면 그에 맞는 온도와 습도와 토양이 필요하다. 봄에 피는 유채꽃은 여름 동안 그대로 땅속에 있다가 서늘한 가을이 되어서야 비로소 싹이 난다. 고추는 금년 봄에 심었는데 여름에 열매를 딸 수 있지만 거제도 유자는 몇 년이 지나야 열매를 맺는다.

우리 인간이 아무리 선업을 지어도 그것이  실현되려면 그에 맞는 인연이 갖추어져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다. 거제도가 오랜 세월 동안 남녘의 한 섬에 불과하였는데 오늘날 이렇게 융성하게 된 것은 이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숙생에 지은 선한 업(宿業·숙업)이 익고 발효되어서 오늘에야 비로소 꽃이 핀 것이다. 

5월이 되면 어김없이 거제도에 찾아오시는 부처님. 부처님께서 이 땅에 오신 뜻은 우리에게 이런 가르침을 주시어서 우리로 하여금 탐욕과 투쟁과 미혹의 삶, 고해(苦海)에서 벗어나서 행복하게 살게 하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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