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다만 조금 느릴 뿐이다 - 강세형 著

'어쩌면 누구나 느끼고 경험하고 사랑했을 이야기' 제목보다 부제에 눈길이 더 갔던 이유는 어쩌면 이 책은 나의 생각을 함께 공감 하고 있을 것이라는 느낌 때문이었다.

대학교 4학년을 막 시작하는 이 시점에서 고민하는 시간은 하루에 눈을 깜빡이는 것만큼 많아졌다. 그만큼 몸도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고, 다른 경쟁자들의 속도에 맞춰 허겁지겁 나의 목표를 향해 달리고 있다. 경쟁사회가 된 만큼 나보다 먼저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부러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이 책의 저자가 말했다.
"나 도대체 왜 이렇게 바쁜거지?"

분명 바쁘게 움직였는데 막상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간에 생각해보면 지금 당장 이루어낸 것은 없었다. 그렇다고 딱히 문화생활을 즐겼다던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무언가를 이뤄냈던 것도 아니었다. 그냥 목표를 향에 옆을 보지 않고 달리고만 있었던 것이다. 마치 내가 미처 몰랐던 부분을 들킨 것만 같아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다.

이 책의 저자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놓치지 말아야 할 소중한 인연들이었다. 나는 사랑도 해봤고, 우정을 간직하는 친구들도 많지만 그 인연의 소중함을 잘 알지 못했나보다. 사실 나는 내 기준에 맞춰 나에게 필요하면 인연이고 필요하지 않으면 남이었다. 그러나 이 책을 읽고 난후 내가 어쩌면 정말 나를 알아주는 인연을 놓쳐버렸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원하는 무언가를 얻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그 보다 더 중요한 자신의 무언가를 얻고 난 다음이라는 생각, 수많은 즐거움과 인연을 놓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바꿀 수 없는 것에 매달려 좌절하는 행동 등을 한번 돌이켜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비록 내가 느리게 걷고 있을지언정 분명 목표를 향한 나의 믿음이 있기에 반드시 이룰거라 믿는다. 목표에 도달했을 때 더 멋진 사람이 되기 위해서 이제부터는 타인들의 속도에 맞춰 나를 지치게 하지 않고, 내가 얻어야 하는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살피며 느리게 가더라도 목표에 도달하는 '거북이'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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